금융



美 방산주, 북한 도발로 '훨훨'···韓 방산주는 오히려 '외면'

두 달간 보잉 20.75%↑ 레이시온 11.76%↑ 록히드마틴 8.60%↑
韓 방산주···한국항공우주 19.13%↓·한화테크윈 15.13%↓


[파이낸셜데일리=송지수 기자] 최근 북한의 6차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로 군사적 긴장감이 높아지자 미국 방산주(株)가 더욱 탄력을 받고 있다. 북한 리스크에 따른 수혜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반면 국내 방산주는 각종 비리 혐의와 당국 조사로 주가가 고꾸라졌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5일 현지시각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레이시온은 전일보다 0.94% 상승한 183.08 달러에 마감, 역대 최고가로 치솟았다. 북한이 지난 3일 6차 핵실험을 단행하고, 대륙간탄도로켓(ICBM) 장착용 수소탄 시험이 성공했다고 발표한 데 따른 것이다. 레이시온 주가는 지난 8일 현재는 181.69달러에 종료했다.


레이시온은 미사일이나 레이더를 주력으로 생산하는 미국 군수업체로, 한반도에 배치된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사드) 제조사 중의 한 곳이다.


앞서 지난 7월 4일 북한이 구성시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인 화성-14형을 시험 발사를 한 것을 시작으로 대북 리스크는 글로벌 금융시장의 위험 요인으로 본격 등극했다. 이어 북한은 7월 28일에는 자강도 무평리 일대서도 '화성-14형'을 재차 발사했다.


여기에 미국과 북한의 설전도 긴장감을 높인 바 있다. 북한의 '미국 불바다' 발언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8월 8일 북한이 '화염과 분노'에 직면할 가능성을 언급하자 미국과 북한의 군사적 충돌 우려에 세계가 촉각을 세웠다.


북한의 이 같은 도발은 미 증시 전반에는 악재로 작용했지만 방산주에는 호재였다. 실제 7월 4일부터 지난 8일 현재까지 약 두 달간 레이시온(181.30달러)의 주가는 11.76% 올랐다. 미국 방위산업체인 록히드마틴(302.35 달러)도 8.60% 상승했다. 록히드마틴 또한 사드 제조사다. 미국 항공우주 기업인 보잉(236.31 달러)은 20.75% 뛰었다.


미국의 투자자문사 잭스 에쿼티 리서치(Zacks Equity Research)는 지난 6일 현지시각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이 최근 북한을 겨냥해 괌을 포함한 미 영토와 동맹국들에 대한 어떠한 위협도 엄청난 군사적 대응에 직면할 것이라고 발언해 미국의 대북 군사 작전 가능성이 커졌다"며 "이에 따라 록히드마틴, 레이시온, L3테크놀로지 등 미국의 방산주가 조만간 상당한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영국의 국제 통신사인 로이터는 8일 현지시각 "고조되는 북한과의 긴장과, 군대를 늘리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약속에 미 방산주에 투자자들이 몰려들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방산주 재무적 성과가 주가 상승세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주가 랠리가 멈출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그 이유로는 미 방산주가 이미 많이 올랐다는 점을 들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5일 트위터를 통해 일본과 한국에 미국 군사 장비를 더 살 수 있도록 허용한다고 했지만 미 정부가 이를 승인하는 데는 수년이 걸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주요 방산주 3개가 대북 위험으로 랠리를 나타낸 것과 대조적으로 한국의 3대 방산주는 대체로 수익률이 좋지 않다.


LIG넥스원(8만300원)은 지난 두 달간 9.55% 상승했으나 같은 기간 한국항공우주(KAI)와 한화테크윈은 각각 19.13%, 15.13% 하락했다. 방산비리 수사로 한국항공우주 주가는 타격을 받았다. 한화테크윈은 국세청의 세무조사와 함께 고용노동부로부터 부당 노동행위 의혹을 받고 있다. 또 자사의 K9 자주포에서는 화재 사고가 발생했다.


김익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북한 도발의 영향으로 미국 방산업체들의 주가가 더욱 탄력을 받아 사상 최고가를 기록한 데 반해 정작 위험의 당사국인 한국의 주요 방산주들은 신정부의 조사가 이뤄지며 대폭 하락했다"며 "방산산업에 대한 중요성이 커지는 가운데 국익 및 안보 차원에서 방산업체에 대한 검찰 수사가 신속하게 진행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방산업체 관계자는 "방산 비리 조사는 해야겠지만 조사 기간이 벌써 두 달이 넘었다"며 "조사가 장기화되면 딸린 여러 협력업체들에 타격을 받는 등 방산산업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경제에도 부정적이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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