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삼성, 후속 인사 앞두고 거듭되는 '이례적 장고'…이유는

미전실 해체 후 첫 정기 임원인사…'컨트롤타워 부재·늘어난 규모'가 지체 원인
"후속 인사, 사장단 인사 이후 일주일 내 했지만 조율 탓 최종안 결정도 아직"


[파이낸셜데일리=강철규 기자] '세대교체'에 들어간 삼성전자가 부사장급 이하 임원 인사를 앞두고 '이례적 장고'를 거듭하고 있어 업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13일 "일반적으로 후속 인사 발표는 사장단 인사 이후 일주일 정도 안에서 이뤄지곤 했다"면서 "이번 인사 시기는 주초도 넘길 것 같다"고 밝혔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달 31일 DS(부품), CE(가전), IM(IT모바일) 등 3대 사업부문장을 60대에서 50대로 교체했고, 지난 2일에는 사장 승진자 7명 전원을 50대 인물로 채우는 인사를 발표했다. 


  이에 임원 인사에서도 이같은 코드로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이번 인사 폭은 적어도 100명 이상이 될 것으로 보이며, 2014년 이후 처음으로 역대급 수준인 200명을 넘길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는 2012년 240명의 임원 인사를 단행했지만, 2013년에는 227명, 2014년에는 165명, 2015년에는 135명으로 줄어들었다. 작년에는 '최순실 게이트' 여파로 미뤄진 임원 인사가 올해 5월 96명 수준으로 진행됐다.


  인사 규모가 계속해서 줄어들면서 인사 적체는 삼성의 또 다른 고민이었다. 2014년 5월에는 이건희 회장의 와병이 있었고, 작년 연말부터는 '최순실 게이트'로 인한 '총수 부재' 여파가 이어지고 있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 임원의 평균 연령은 2014년 48.7세였지만 2015년에는 49.9세, 지난해에는 50.5세로 증가했고, 올해 상반기에는 51.5세까지 올라갔다.


이에 삼성이 최근 발표한 사장단 인사에서는 인적 쇄신을 통해 세대교체와 경영 쇄신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미뤄왔던 인사이기에 규모가 커진 탓에 조율 과정도 길어지고 있다.


  무엇보다 이를 정리할 수 있는 컨트롤타워의 부재가 상황을 어렵게 하고 있다. 미래전략실은 58년간 명맥을 이어오면서 그룹의 경영과 인사 등 주요 의사결정을 도맡아왔지만 지난 2월 해체됐다. 이에 일각에서는 미전실 해체로 각 계열사의 책임성이 강조되는 경영문화가 정착될 가능성이 커지는 동시에 경영 의사 결정 과정에서의 혼란을 우려하기도 했다.


  미전실 해체 이후 사실상 처음으로 이뤄지는 정기 임원인사다. 지난 5월 단행된 임원 승진 인사는 실무진을 교체하는 수준이었기 때문에 이번 인사화는 성격이 다르다.


  특히 삼성전자를 비롯해 디스플레이, 전기, SDI, SDS 등 다른 전자 계열사와도 합을 맞춰야 하고, 적어도 수백여명 이상을 적재적소에 포진하기 위한 검토 과정도 단순하지 않다.


  이에 일각에서는 임원인사와 보직인사 및 조직 개편 등이 한 번에 이뤄질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또 여성 임원 비율 조정, 외부 인사 영입 등 다양한 사안도 함께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시기가 늦춰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인사 시점이 오면 내부적인 분위기가 감지되는데 아직까지 그런 기류는 없는 상황"이라며 "현재까지 후속 인사와 관련해 최종안이 나오질 않아 정확한 시점이 결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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