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불안감 털어낸 코스피, 차분히 2500 재진입


[파이낸셜데일리=송지수 기자]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에도 국내 증시는 비교적 차분한 모습이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13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마친 뒤 기준금리를 기존 1.00~1.25%에서 1.25%~1.50%로 0.25% 포인트 인상했다. 올 들어 3월과 6월에 이은 세 번째 인상이다. 이와 함께 연준은 또 기존 계획대로 내년 세 차례 금리를 인상할 것임을 시사했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금리인상이 이미 예상돼 왔던 일이고, 내년 금리인상 전망 횟수도 지난 9월 FOMC에서 확인했던 3차례에서 달라진 것이 없는 만큼 그 여파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오히려 불확실성 해소 측면에서는 국내 증시에 우호적 요인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실제로 코스피는 이날 전일 대비 6.02포인트(0.24%) 오른 2486.57로 상승 출발한데 이어, 장중 2502.60까지 오르며 불안감을 떨쳐낸 모습이다. 코스닥 지수도 전일 대비 5.03포인트(0.65%) 오른 777.25에 장을 출발했으나, 기관과 외국인의 매도세에 하락세로 방향을 틀었다.


채현기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준의 금리인상 속도가 가속화될 것이라는 시장의 일부 우려가 불식되고, 낙관적인 경제전망이 유지됐다는 점에서 이번 회의 결과는 위험자산 선호심리를 지지해주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도 "이미 금융시장에서는 그간 연준 관계자들의 입장 표명이나 발언들을 종합해 12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높게 예상함에 따라 영향은 제한적"이라며 "옐런 의장이 기준금리 결정에 관여할 수 있는 사실상 마지막 회의에서 금융시장의 평균적인 예상에 부합하는 결정이 이뤄짐에 따라 당분간 통화정책과 관련한 불확실성 해소 관점이 부각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예상대로 별다른 메시지는 없었고 점도표도 큰 변화가 없었다"며 "다음 미국 금리인상은 내년 6월로 예상하며, 그 때까지 성장주의 우세가 재차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그는 "최근 한달 간 성장주보다 가치주의 상대 성과가 좋았는데 이를 주도주의 변화로 해석하기 보다는 주가 및 밸류 레벨에 따른 단기 순환매로 판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가치주가 상승하기 위해서는 인플레이션의 지속성에 대한 전망이 생겨야하기 때문에 성장주, 내수주 또는 수출하는 내수주, 중국관련 소비주의 관심이 확대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물가상승률(인플레이션)은 향후 연준의 통화정책에 변화를 줄 수 있는 리스크 요인으로 꼽았다.


미 연준은 올해와 내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각각 2.5%로 지난해 9월 전망치보다 상향 조정한 가운데 실업률도 전반적으로 내려잡았다. 반면, 근원물가지수는 지난 9월 전망치를 그대로 유지해 내년에는 1.9%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경기에 대한 자신감은 한층 강화됐지만 물가에 대해서는 여전히 신중한 입장을 보인 것이다.


시장에서는 이처럼 미국이 경제성장 기대감에도 여전히 물가 경로에 대한 불확실성은 지속되고 있어, 인플레이션 경로에 대한 불확실성이 확대될 경우 연준이 현재의 통화정책 속도를 유지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옐런 의장도 이번 회의에서 "물가가 목표치 2%를 계속 밑돌 수 있으며, 물가가 오르지 않는다면 연준이 정책을 변경할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백윤민 교보증권 연구원은 "연준이 공개한 점도표는 지난 9월 대비 큰 변화가 없었고 내년도 성장률 전망치를 2.1%에서 2.5%, 실업률 전망치를 4.1%에서 3.9%로 조정했지만, 인플레이션 전망은 1.9%로 유지했다"며 "트럼프 정부의 세제개편안 등을 반영해 성장률 전망치 등을 상향 조정했지만, 여전히 물가에 대한 고민은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짚었다.


그는 "따라서 인플레이션 경로에 대한 불확실성이 확대될 경우 연준이 현재의 통화정책 속도를 유지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승훈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내년 연준이 2차례 금리인상에 그칠 것이라는 기존 견해를 유지하지만, 만약 세제개혁안 도입의 긍정적 효과가 비대칭적으로 나타나며 미국 경제성장세 제고 효과가 가시화되거나 당장 연초부터 물가 정상화 징후를 보인다면 연준의 3차례 전망이 유효할 것"이라며 "그렇지 않다면 현행 기조에 비해 느린 인상 채택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내다봤다.


내년 상반기 미국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질 수 있다는 점을 경계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유가 상승에 따른 미국 헤드라인 물가가 내년 2분기에 다시 상승할 가능성이 있고, 최근 이어진 달러 약세로 인해 미국 수입물가가 연초에 더 상승할 가능성도 크다. 또 최근 미국 생산자 물가의 상승세도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조익재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당분간은 통화정책 정상화에 대한 우려는 잠시 접어두고 시장에서의 위험 자산 선호도 상승 구간을 즐기면 될 것"이라며 "FOMC를 앞두고 조정 받았던 코스피와 이머징 증시도 낙폭을 다시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미국의 물가가 위험자산 선호도에 있어 핵심변수이기 때문에 이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도록 경계하는 태도 역시 필요하다"며 "섹터 측면에서는 이번 FOMC를 확인한 이후 당장 미국을 중심으로 금리가 강하게 상승할만한 포인트를 찾기 어렵다는 점에서 은행 섹터의 주가 모멘텀이 약해질 수 있다는 판단"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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