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이진성 헌재소장 "헌법에도 눈물 있어…변화 수용해야"

지난 5일 기자단과 산행 및 만찬
"헌법은 피와 눈물로 만들어진 것"
이정미 '헤어롤 소동' 후일담 소개


[파이낸셜데일리=김정호 기자] 이진성(63) 헌법재판소장이 '헌법에도 눈물이 있다'는 말을 대중에 알리는 것이 소망이라고 밝혔다.


  7일 헌재에 따르면 이 소장은 지난 5일 출입기자단과의 인왕산 산행 및 만찬에서 "'법에도 눈물이 있다'는 말이 있는데 '헌법에 눈물이 있다'는 얘기는 없다"며 "헌법에도 눈물이 있다는 말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이 소장은 "사실 헌법은 피와 눈물로 만든 것"이라며 "지금의 민주주의 체제를 완성하기 위해서 얼마나 피를 많이 흘렸나"라고 덧붙였다.


  그는 자신을 법관의 길로 이끈 것도 결국 민주주의가 바로 서지 않았었던 혼란스런 시국이었다고 전했다.


  이 소장은 "(1972년) 10월 유신 때 동급생 7명이 유인물을 배포한 혐의로 체포돼 고초를 겪었다"며 "그 전에는 상대를 갈 생각이었다. 법을 전공할 생각이 없었는데 그걸 보면서 처음으로 법에 대해 생각하게 됐다"고 밝혔다.


  1978년에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이 소장은 앞서 1977년에 제19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이 소장은 개헌에 대한 생각도 밝혔다.


  그는 "헌법이라는게 항상 불변은 아니다. 사회현실을 반영한 헌법이 생기면 그걸 반영한 결정이 바로 나온다"라며 현재는 위헌이 된 간통죄를 예로 들었다.


  이어 "헌법재판은 그런 사회변화를 수용할 줄 알아야하고 또 고민해야 한다"며 "헌법이 모두 불변이라는 것은 말도 안 되는 것이고 그래서도 안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헌법재판소 탄생을 가져온 현행 헌법은 1987년에 개정된 것이다.


  이 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무술년 새해는 1987년 민주화 항쟁의 옥동자인 헌법재판소가 태어난 지 서른 살이 되는 해이기도 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 소장은 당시를 소재로 한 영화 '1987'은 못 봤다고 했다.


  한편 그는 이날 자리에서 이정미(57·16기·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석좌교수) 전 재판관의 '헤어롤 사건' 뒷이야기를 들려주기도 했다.


  이 전 재판관은 박근혜(66) 전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일이었던 지난해 3월10일 머리에 헤어롤을 한 채 헌재로 출근한 모습이 포착돼 화제를 모은 바 있다. 그는 당시 헌재소장 권한대행이기도 했다.


  이 소장은 "그 때 우리는 못 봤다. 선고 후 기사보고 알았다"며 "이 재판관 아이들이 전화해서 '엄마 왜 그랬어?'라고 했다고 한다. 점심 먹으면서 이 재판관이 창피하다고 하더라. 얼마나 일에 집중했으면 몰랐겠나"라면서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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