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음성인식' 차세대 인터페이스로 자리 잡을 것


[파이낸셜데일리=강철규 기자] 4차 산업혁명으로 산업간 융합이 활발히 일어나고 있는 가운데 '음성 인식'이 차세대 인터페이스로 빠르게 자리 잡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미국 공영방송 NPR과 에디슨리서치의 '스마트 오디오 리포트'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에서 인공지능(AI) 스피커 사용률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28%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AI 스피커 보급률은 16%였다. 미국인 6명 중 1명은 AI 스피커를 사용하고 있다는 말이다. 자연어 처리, 딥러닝 등의 기술 고도화와 반도체 기술 발달이 맞물려 AI 스피커 시장을 성장시키고 있다.


  전미소비자기술협회(CTA)는 작년 미국 내 스마트 스피커 판매량이 270만대로 전년 대비 279% 증가한 것으로 추정했다. 올해는 6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AI 스피커는 음성만으로 정보를 확인하는 수준을 벗어나 일정을 관리하고 음식점을 예약하거나 각종 가전 기기들을 제어하는 형태로 진화하고 있는 추세다.


  현재 스마트폰 등 기기를 사용하는 방식은 터치가 주를 이루고 있는데, 최근에는 음성인식이 차세대 인터페이스로 부상하고 있다. 화면을 직접 누르는 방식에 비해 음성 명령이 더욱 쉽게 기기의 소프트웨어를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용자가 항상 몸에 지니고 있다는 특성으로 스마트폰이 AI 플랫폼을 탑재할 수 있는 기기로 대두되고 있다면, 집 내부에서는 AI 스피커가 가전제품을 아우를 수 있는 허브로 거듭나고 있는 것이다.


  초기에는 생활정보 제공과 음악 재생 등에만 집중하는 경향을 보였다면 최근에는 라이프스타일을 비롯해 금융, 쇼핑, 교육 등으로 영역을 확대하고 있는 추세다.


  AI 스피커 시대는 미국 아마존이 처음으로 열었다. 아마존이 2014년 출시한 에코는 당시에는 단순한 가정용 스피커였다. 하지만 AI 시스템 알렉사를 제3의 업체들이 개발할 수 있도록 하면서 활용할 수 있는 서비스가 대폭 증가했다.


  이에 현재는 음성대화로 아마존 홈페이지에서 쉽고 편리하게 쇼핑할 수 있다. 아마존의 이같은 전략은 적중했고, 가장 먼저 시장에 풀리기 시작한 에코는 작년 10월 기준 전 세계적으로 2000만대가 넘게 팔렸다.


  스마트 스피커 보유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는 64%가 조명이나 가전 등을 제어할 수 있는 '스마트홈'을 위해 추가로 AI 스피커를 구매할 의향이 있다고 대답했다.


  또 44%는 스마트 스피커를 사용하면서 스마트폰으로 AI 비서 기능을 더 자주 사용하게 됐다고 했으며, 61%는 차량에도 스마트 스피커 기술이 적용된다면 흥미로울 것이라는 응답을 했다.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는 올해 글로벌 스마트 스피커 시장 규모가 5630만대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가장 큰 시장인 미국은 3840만대, 중국이 440만대로 뒤를 이을 것으로 내다봤다.


  루치오 첸 카날리스 연구원은 "올해는 스마트 스피커의 해가 될 것"이라며 "기술은 아직도 발전 단계에 있다.


새롭게 창출된 AI 스피커 시장에는 많은 투자금이 몰리고 있고, 시장 선점을 위해 뛰어드는 제조사들로 파이는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스마트 스피커 시장은 플랫폼 시장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에 이를 먼저 선점하기 위한 업계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이미 자체적으로 개발한 AI 비서 플랫폼 빅스비(Bixby)를 보유하고 있는 삼성전자는 코드명 '베가(Vega)'라는 프로젝트를 통해 올해 출시를 목표로 스마트 스피커를 개발하고 있다.


  디자인이나 기능 등에 대해선 알려지지 않았다. 빅스비를 기반으로 만들어지는 것을 감안하면 다양한 언어 지원이 가능해지는 시점 이후 시장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작년 11월 네이버의 AI 클로바가 탑재된 스마트 스피커를 내놨고, 최근 막을 내린 세계 최대 가전 전시회 'CES 2018'에서는 구글의 AI 비서를 탑재한 스피커를 선보였다.


  두 회사는 후발주자지만 시장에서 다크호스로 떠오를 수 있다는 기대감을 형성하고 있다. TV, 가전, 스마트 기기 등 AI 플랫폼을 연결시킬 수 있는 다양한 제품군을 자체적으로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9월 SK텔레콤이 스마트 스피커 '누구'로 시장을 열었고, 현재는 KT와 LG유플러스 등 이통 3사, 네이버, 카카오 등 포털까지 합류한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음성인식은 버튼식, 터치식에 이은 차세대 인터페이스"라며 "여러 번 터치해야 하는 현재의 시스템보다도 간편하다는 장점과 다양한 기술 발전이 맞물려 변화가 가속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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