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美中 무역 전쟁, 韓 기업 직·간접 타격 입을 것..."비상 계획 세워야"

대중 수출, 가공·보세 무역 비중 65.8%…중간재 수요 동반 감소 '우려'
25% 고율관세로 中 GDP 2% 이상 감소 예상…내수용 제품 수출 타격


[파이낸셜데일리=강철규 기자]  통상마찰의 영향으로 미국과 중국간 교역 감소가 현실화될 경우 우리나라 수출 기업들도 직·간접적으로 상당한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우선 중국의 미국 수출이 줄어들면, 중국에 대부분 중간재 형태로 수출하는 우리 기업들이 물량도 감소하게 돼 직접적 피해를 볼 공산이 크다. 


  양국간 무역 마찰이 장기화하면 중국 경제 위축으로 내수 상품수요가 둔화돼 이 역시 내수용 제품을 수출하는 우리 기업들의 타격으로 돌아올 공산도 적지 않다. 


  글로벌 차원에서 봐도 미중 교역 규모 감소는 두 나라에 국한된 문제를 넘어 중장기적으로 세계 교역의 침체를 가져올 수 있고, 수출로 먹고 사는 우리로선 힘겨운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


  25일 한국무역협회가 발표한 '미중 통상분쟁의 전개방향과 우리수출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대중 수출은 2015년 기준으로 가공·보세 무역 비중이 65.8%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일반 무역 비중은 34.2%다. 


  가공·보세 무역은 중국에서 원재료를 들여와 지정된 보세구역에서 가공한 뒤 중국으로 재수출을 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범위를 넓히면 최종 소비재를 생산하는 중국 기업에 부품을 공급하는 것도 포함된다. 이를 '중간재' 수출'이라고 표현한다. 


  미중 통상 마찰이 본격화될 경우 우리나라 기업이 중국에 수출을 하고 중국 기업이 최종 소비재를 만들어 재수출하는 65.3%는 타격을 입을 수 밖에 없다는 말과도 같다.
   
  무협은 중국의 대미 수출이 10% 감소할 경우 중국 중간재 수요가 감소할 수 밖에 없고 우리나라 총 수출은 0.25% 감소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산업별로는 전자기기, 섬유·피혁 등의 품목이 수출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자기기는 대중 수출에서 가공무역비중이 65.6%에 달했다. 섬유나 의류는 59.6%, 피혁 58.8%의 가공무역비중을 보였다. 중국의 대미수출에 있어 전자기기의 가공무역비중은 70.7%로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섬유·의류 16.1%, 피혁은 48.9%다.


  미국 시장이 보호무역 장벽으로 높아질 경우 중국의 대미수출 가공무역회사들이 직접적인 타격을 입은 뒤 이 회사에 수출을 하고 있는 우리나라 가공무역회사들이 도미노 처럼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말이다.


  중국 내수용 제품을 수출하는 기업들도 적지않은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무협은 앞서 미국이 관세를 15% 수준에서 부과하 경우 중국 GDP의 1.75%가 감소할 것이라고 추정한 바 있는데 미국은 이 예상을 뛰어넘어 중국산 수입품 중 500억 달러 규모 수입품에 25%의 고율 관세를 부과키로 했다.


  중국의 GDP가 최소 2% 이상 감소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는 중이다. 내수 경기도 점차 둔화될 수 있고 이 경우 중국에 최종재를 수출하는 우리나라 기업들도 직격탄을 맞을 가능성이 있다.


  미중간 교역 감소가 세계 교역둔화로 이어지는 경우에도 우리나라 수출 기업들의 타격이 적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 교역에서 미국과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9.1%, 13.8% 수준이다.


  두 국가가 전세계 교역량 20%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교역 감소는 글로벌 경기 위축을 가져올 수 있고 우리나라 수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도 있다.


  무협 통상연구실 김은영 수석연구원은 "중국의 대미 수출감소가 중간재 수요 동반 감소로 이어질 경우 가공무역 비중이 높은 한국의 대중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이 우려된다"며 "중국의 대미수출 감소가 중국의 성장 둔화로 이어지는 경우에도 중국 내수에 투입되는 최종재 및 중간재 수출에 부담이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중 통상관계 불확실성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한국은 수출시장 다변화를 통해 리스크를 분산하는 노력과 함께 미국과의 민관 통상협력 채널을 확대해야 한다"며 "무역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 여건을 감안해 최악의 상황에 대비한 비상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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