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뜨거워지는 자율차 시대…"韓,민관 협업 절실"

핀란드, 정부 적극 지원…세계 최초로 눈길 자율주행 성공
완성차업체-ICT 기업 협업 통한 자율주행기술 선도 중요


[파이낸셜데일리=강철규 기자] 미래 자동차 시장을 선도할 자율주행차 기술에 대한 열기가 점점 더 뜨거워지고 있다. 각국 정부와 기업이 총출동해 자율주행기술을 선도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는 가운데 우리 정부와 기업도 협업을 통해 대비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1일 코트라에 따르면 세계 자율주행차 시장 규모는 2020년 189억달러(약 22조원)에서 2035년 1152억달러(약 135조원)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특히 자율주행차와 전기차의 시너지 효과를 감안하면 전기차 시장이 커질수록 자율주행기술 발전도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전 세계가 가진 자율주행기술은 전반적으로 레벨3과 레벨4단계를 향해 발전하고 있다. 미국 자동차기술자협회(SAE)는 자율주행차를 자율주행기술이 없는 레벨0부터 완전자율주행단계인 레벨5까지 구분하고 있다.


  자율주행 단계마다 적용되는 자율주행 관련 기술과 기기도 다르다. 레벨1에서 레벨2까지는 장애물, 도로표식, 교통신호 등 주행환경을 인식하기 위한 센서들의 수요가 많다.
 
  특히 레이저 스캐닝을 통해 위치 및 3D 공간정보 획득이 가능한 라이다 센서는 자율주행 기술의 핵심으로 꼽힌다.


  레벨3, 4에서는 반경 2~3킬로미터 내의 동적 주행정보 파악이 가능한 고정밀 HD맵의 수요가 늘어난다. 또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 차-차, 차-도로, 차-모바일 기기 등 양방향 통신을 위한 기기와 인프라 구축이 필요하다.


  완전자율주행단계인 레벨5부터는 직접 관련기술보다는 자율주행으로 인해 자유로워질 운전을 위한 인포테인먼트 시장이 급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전 세계적으로 자동차 산업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는 지금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에서는 자율주행 시장을 선도하기 위한 각축전이 벌어지고 있다. 미국은 자율주행차 인재 육성을 위해 국방부가 직접 나섰다.


   미국은 구글의 자율주행차 시험운행을 위한 제도 개선을 지난 2011년 시행해 현재 미국 내 9개주에선 자율주행 시험운전이 가능하다. 테스트베드도 활발하다. 미국 미시간대학 내에는 자율주행 관련 테스트베드가 운영 중이다. 특히 완성차업체와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을 중심으로 연구·개발(R&D)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유럽 또한 2015년 유럽연합(EU)차원에서 'EU 자율주행차 로드맵'을 발표하고 EU펀딩의 연구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EU는 2020년까지 일반도로 기준 낮은 속도에서도 신호등, 교차로, 보행자를 모두 감지하는 트래픽잼어시스트(TJA) 서비스 제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 EU가 도로 내 자율주행 테스트를 위한 협약을 조율하고 규제 완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각 나라별로는 고속도로 수준에서 테스트 인프라를 구축해 운영 중에 있다. EU는 2030년에는 도로 주행이 가능한 레벨4 정도를 획득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글로벌 에너지 시장조사업체 네비건트리서치는 글로벌 자동차업계 자율주행차 선도 기업으로 GM, 다임러, 포드, 폭스바겐, 르노-닛산을 선정했다. 구글이나 애플 같은 IT 기업과 아우디, BMW, 벤츠 같은 다른 완성차기업들 역시 2020년까지는 상용화 계획을 밝히고 있다.


  세계 최초로 눈길 자율주행에 성공한 핀란드는 무인버스를 운행하는 등 적극적으로 자율주행에 문호를 개방하고 있다.
 
  핀란드의 6개 도시 연구개발 지원기관인 Tekes와 핀란드 교통안전관리부, 국립토지측량청과 주요 대학들은 서로 힘을 모아 자율주행 생태계를 활성화하고 오픈 이노베이션 플랫폼을 구축 중이다.

  정부도 적극적이다. 자율주행분야를 선도하고자 각종 규제를 완화하는 등 지원에 나서고 있다. 법적으로도 무인 자율주행차 운행이 합법이다.


  그 결과 핀란드는 지난해 12월 핀란드 기술연구센터 VTT가 자체제작한 자율주행차 마릴린과 마르띠로 시속 40㎞의 눈길주행에 세계 최초로 성공했다. 마릴린과 마르띠는 폭스바겐과 시트로앵의 중고차를 개조한 뒤 카메라와 안테나, 센서, 레이저 스캐너, 레이더 등을 장착해 자율주행차로 재탄생했다.


  한국 역시 협업을 통한 R&D 효율성 극대화라는 트렌드에 맞춰 정부와 산업계가 적극적으로 자율주행산업을 육성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코트라에 따르면 한국은 완성차·부품제조·소프트웨어·통신 등 자율주행차를 구성하는 개별 능력을 보유해 원천 기술로는 유럽과 1.4년밖에 차이나지 않지만 상용화 목표 시기는 10년이나 뒤쳐져 있다.


  이 같은 차이는 결국 완성차업체와 ICT 기업 간의 협업이 부재한 탓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한국은 세계적인 IT 강국인 만큼 자율주행 기반시설인 4G 사용성 측면에서는 높은 점수를 받고 있지만 정책이나 소비자 변화 지수 측면에서는 낮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정부가 나서 사회적 인프라를 구축하고 규제 완화를 통해 자율주행차 시장을 선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코트라는 "전통적인 자동차산업의 틀에서 벗어나 세부기술에 강점을 가진 스타트업이나 중소기업과 대기업 간의 협력이 필요하다"며 "센서나 카메라 등 세부적 요소는 스타트업이나 중소기업이 강자인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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