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한은, 올 금리 동결할 듯... 물가전망치는 또 낮추나?

미·중 무역전쟁, 환율 불안 등에 불확실성 높아진 韓경제
성장전망 3.0% 유지 관측 우세…물가전망은 내릴 가능성
기준금리 동결 가능성 높아…"금리인상 하반기 가능할 것"



[파이낸셜데일리=김유미 기자] 한국은행이 12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정하고 경제성장률과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새로 발표한다.


이주열 한은 총재가 연임 임명 이후 주재하는 첫 금통위다. 특히 미·중 무역전쟁 고조, 환율 불안, 한국GM과 조선업 구조조정 등 우리 경제의 안팎으로 불확실성이 커진 때라 이번 금통위에 이목이 쏠린다. 가장 주목되는 것은 한은이 올해와 내년 경제성장률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다.


지난해에 이어 3%대 성장을 향해가던 우리 경제의 성장 경로에 예상치 못한 악재가 곳곳에 불거졌기 때문이다. 한은은 지난 1월 수정경제전망에서 올해 경제성장률을 3.0%로 전망했다. 지난해 10월 전망인 2.9%에서 0.1%p 올려 조정한 것이다. 그 바탕에는 역대급 글로벌 경기 호조세에 힘입어 우리 경제가 반도체 수출을 중심으로 순항할 것이라는 전망이 깔려있었다.


최근 우리 경제의 상황은 달라졌다. 미·중 무역전쟁이 불붙으면서 우리 경제의 불안감은 높아지게 됐다. 글로벌 교역량이 줄어들면 수출 의존적인 우리 경제 역시 타격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지속되는 원화 강세와 산업 구조조정에 따른 지역경제 악화 등도 우려를 더하고 있다. 한은이 추가로 전망치를 올려잡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렇다고 한은이 전망치를 낮출 가능성은 낮다는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견해다. 자칫 무리한 조정으로 경제에 부정적인 시그널을 줘 성장세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기 때문이다.


김천구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한은이 성장률을 낮출지는 모르겠지만 지난 전망 때와 비교하면 보호무역주의 강화와 원화 강세 등으로 수출 쪽에서 불확실성이 커진 건 사실"이라며 "특히 보호무역주의 강화는 우리 경제의 가장 큰 리스크로 앞으로의 전개 방향을 봐야 할것 같다"고 말했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도 "미·중 무역전쟁, 원화 강세의 움직임이 있는데다 기업 구조조정과 관련해서는 고용이나 생산 쪽에 미칠 악영향도 있다"며 "여러가지 부정적인 변수가 있어 한은이 전망치에 얼마만큼 반영할지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성장률 못지않게 물가 전망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은이 물가상승률 전망치는 낮출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지난 1월 전망에서는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1.7%로 지난해 10월 전망(1.8%)보다 낮춰 잡은 바 있다. 실제 물가오름세는 전망치를 크게 밑돌고 있다. 소비자물가는 1월 1.0%, 2월1.4%, 3월 1.3%씩 상승하며 1분기 내내 1%대 초반 수준에 그쳤다.


소비자물가에서 농산물 및 석유류를 제외한 근원물가 상승률도 지난달 1.3%에 머물러 6개월째 1.5%에 못 미쳤다. 그만큼 경제 주체가 지갑을 여는 수요 측면에서의 물가 오름세가 나타나지 않는다는 얘기다. 경기 회복세의 온기가 덜 퍼진 탓이다. 한은이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내릴 것이라는 전망이 높은 이유다.


조 연구위원은 "지난해 물가 오름세를 주도한 것은 가뭄이나 폭염 등 일시적 요인에 따라 농축수산물을 중심으로 이뤄졌다"며 "일시적인 요인들이 걷히면서 올해 물가 상승 압력은 지난해보다 낮아질 수 있기 때문에 한은이 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수정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우리 경제를 둘러싼 여러 불확실성 속에서 기준금리는 연 1.50% 수준으로 동결될 것이라는 전망이 높다.


지난달 약 10년 만의 한·미 금리역전으로 고조됐던 상반기 금리인상 관측은 최근 크게 꺾였다. 경기 회복세가 뚜렷하지 않은 상황에서 한은이 금리인상을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내외금리차에 따른 급격한 외국인 자금이탈 우려가 현실화될 가능성도 낮은 상황이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당초 4월 금리인상은 어렵고, 5월 인상을 전망했지만 글로벌 무역분쟁 이슈가 불거졌고 경제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도 생겼다"며 "물가도 오르지 않는 상황에서 한은이 당장 금리에 손 댈 여지는 없다고 본다"고 내다봤다.


올해 한은의 금리인상은 대체로 하반기, 한차례에 나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전망대로라면 한·미 기준금리 역전 현상도 장기화될 수 밖에 없다. 미국은 올해 두차례의 추가 금리인상을 시사한 바 있다.


김유미 키움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내수가 여전히 취약하고 금리인상에 따른 가계의 이자부담, 낮은 물가흐름 등을 고려할 때 한은의 금리인상은 올해 한차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며 "시점은 하반기 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번 금통위에서 소수의견 등장 여부에 따라 이르면 5월 금리인상이 단행될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시장에서는 5월보다 7월 금리인상에 무게를 두고 있지만, 만약 금리인상 소수의견이 나온다면 5월 인상이 거의 확실시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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