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데일리=강철규 기자] 법인 돈으로 불법 정치자금을 제공한 혐의로 경찰 소환 조사를 받은 황창규 KT 회장이 혐의를 대부분 부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황 회장은 지난 17일 오전 9시30분께 서울 미근동 경찰청사에 출석해 18일 오전 5시48분께 경찰청을 나올 때까지 20시간 넘게 조사를 받고 귀가했다.

  경찰은 지난해 말 KT 임원들이 상품권을 이른바 '카드깡' 형식으로 현금화한 뒤 이를 국회 미래창조과학통신위원회 소속 의원들에게 후원금 형식으로 불법 정치자금을 건넨 단서를 포착했다.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2014~2017년 법인자금으로 국회의원 90여명에게 모두 4억3000여만원을 불법 후원한 혐의로 KT를 수사 중이다.

  정치자금법상 법인이나 단체는 정치후원금을 낼 수 없다. 이 때문에 경찰은 KT가 임원들 명의로 불법 쪼개기 후원금을 건넸다고 보고 있다. 

  황 회장은 수사 초기부터 핵심 피의자로 지목됐다. 전날 아침 일찍부터 시작된 경찰 조사는 18일 새벽 1시께 마무리됐고 황 회장은 약 4시간30분 동안 조서를 열람했다.

  경찰 관계자는 "변호사 2명을 대동한 황 회장이 대부분의 혐의점에 대해 '모른다' 혹은 '아니다'로 진술했다"고 전했다.

  경찰은 KT로부터 후원금을 받은 정치인들을 불러 조사할지에 대해서도 고심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