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압구정 교정치과 피해자들, 항변권 청구 '러시'…카드사들 대응 '진땀'

BC카드 '항변권 수용"…국민카드 "이달 결제일 변경 선조치"
카드업계, 민원접수 등 대응책 마련 중



[파이낸셜데일리=김정호 기자] '압구정 교정치과' 부작용을 호소하는 피해자 수천여명이 카드사에 항변권을 청구했다. 하지만 '병원의 말바꾸기'에 소비자 피해정도도 제각각이라 카드사들마다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3일 카드 업계에 따르면 압구정 교정치과에서 결제한 카드에 대한 할부 항변권 등을 요청하는 민원이 대거 접수돼 대응책을 논의 중이다.


앞서 지난달 압구정동 A치과에서 교정치료를 받은 환자들은 각종 부작용을 호소하며 병원을 상대로 강남경찰서에 고소장을 대거 접수하는 등 집단 대응에 나섰다.


A치과는 투명한 장치로 편리하게 교정치료를 받을 수 있다고 광고해 손님을 모았다. 하지만 정작 진료받은 뒤 국수도 이로 씹지 못하거나 발음이 새는 등 부작용을 겪는 환자가 수백명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고소장을 제출한 피해자는 점점 늘고 있다. 금융감독원과 소비자보호원에도 피해를 호소한 민원이 각각 30여건, 1000여건이 넘은 것으로 확인됐다.


카드사에도 항변권 청구가 계속되고 있다. 할부 항변권이란 카드 할부 결제한 가맹점이 계약을 불이행했을 때 소비자가 카드사에 남은 할부금 지급을 거절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가령 가맹점이 폐업해 추가적인 서비스를 받지 못하는 경우 할부금이 더 이상 빠져나가지 않도록 카드사에 요구할 수 있다.


교정치료가 수년 동안 총 수백만원이 드는 치료다보니 보통 소비자들이 진료비를 카드 할부로 결제하는 경우가 많다. 이에 '압구정 교정' 피해자들이 추가적인 할부금 지급을 거절하며 대거 카드사에 항변권을 신청하는 상황이다.


8개 카드사 중 가장 많은 민원이 접수된 곳은 KB국민카드와 BC카드로 알려졌다. 두 카드사는 추가적인 고객피해가 없도록 최선을 다한다고 밝혔다.


BC카드는 고객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항변권을 수용한다는 입장이다. BC카드 관계자는 "소비자 피해가 없도록 잔여할부를 더 이상 청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면서 "접수되는 항변권을 모두 수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2000여건 민원이 접수된 KB국민카드는 추후 대책에 대해 아직 논의 중이다.


KB국민카드 관계자는 "사내 담당팀에서 상황 및 민원사례를 파악하는 등 대처방안에 대해 논의 중"이라며 "우선 정상적인 치료를 받지 못한 부분에 대해 내용증명과 진료기록 사본 등과 함께 항변권을 접수하도록 고객에게 안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추가적인 고객 피해를 줄이기 위해 이달 추가적으로 할부금이 빠져나가지 않도록 결제일을 뒤로 미루는 등 선조치를 취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번 소비자피해는 진료에 오랜기간이 소요되는 교정치료 특성상 카드사에서도 대응마련이 간단하지 않은 상황이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발치단계부터 장치 착용, 후속관리 단계 등 고객마다 진료단계가 고객마다 다 다른 상황"이라며 "어느 고객에게 어떻게 얼마나 보상해줘야 할지 등 고객 개개인 상황을 살피며 대응책 마련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카드사들은 가맹점인 병원에서 진료를 재개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어 우선 상황을 살피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병원에서 영업을 재개한다, 다른 의사로 바꾼다는 식으로 말을 바꾸는가 하면 일부 환자들에 따르면 병원에서 진료기록 사본을 주지 않아 카드사에 서류를 온전히 제출하지 못한 경우도 꽤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병원이 아예 폐업을 했다고 하면 카드사에서도 항변권을 인정해주면 되는 간단한 문제인데 이 때문에 카드사에서도 A병원이 정말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불가능한지 판단하고 검토하는데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카드업계는 추가적인 소비자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롯데카드 등 업계 관계자는 "해당 이슈에 대해 소비자보호 측면에서 다각도로 검토 중"이라며 "고객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적극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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