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2분기 금융시장, 신흥국 주식·채권·통화 급락으로 불안 지속

신흥시장 증시 지수 8.5%, 채권 지수는 3.6% 하락
아르헨 페소, 터키 리라, 중국 위안 등 주요 통화도 추락



[파이낸셜데일리=송지수 기자] 올해 2분기 신흥 시장에서 주식·채권 가격과 통화 가치가 급락하는 등 금융 불안이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올해 2분기 MSCI 신흥시장 지수는 8.5% 하락했다. 지난 2015년 3분기 이후 최악의 실적이다.

 또 JP모건의 EMBI 글로벌 신흥시장 벤치마크 채권 지수는 2분기 3.6% 하락했다.

 시장에서 자금이 빠져나가면서 신흥국 통화가치는 급락했다.

 아르헨티나 페소화와 터키 리라화는 2분기에 39.4%와 16.4%씩 떨어졌다. 최근에는 중국 위안(-5.2%)과 인도 루피(-5.7%) 가치도 크게 떨어져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헝가리 포린트화(-11.8%)와 폴란드 즈워티화(-10.3%) 등 동유럽 국가 통화 가치도 급락했다.

 일부 투자자들은 신흥 시장의 자산 가격이 크게 떨어져 오히려 매력도가 커진 만큼 다시 투자자금이 유입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아르헨티나와 터키의 금융 불안이 다소 진정될 조짐을 나타내고 있는 점도 긍정적인 요인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완만한 금리 인상에 대한 개대를 표시한 것도 시장 심리를 안정시키고 있다.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지난달 29일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연준이 '더 많은 일자리와 더 빠른 경제성장'이 인플레이션을 가져오지는 않는다는 것을 이해하길 바란다"며 "그들(연준)이 매우 천천히 움직이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3분기 이후에도 시장 상황은 여전히 불안할 것이라는 반론도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보호무역정책이 글로벌 무역 전쟁으로 확대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리스크다.

 미국은 오는 6일 34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관세를 부과한다. 또 무역확장법 302조 조사를 통해 조만간 수입 자동차에 대한 추가 관세 여부도 결정한다.

 중국은 이에 반발해 6일부터 미국산 자동차에 40%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EU도 3000억 달러 규모의 미국산 제품에 보복 관세를 매기겠다고 위협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이란·베네수엘라 제재와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증산으로 유가 관련 불확실성도 큰 상황이다.
 
 14개 OPEC 회원국과 10개 비(非) OPEC 산유국은 1일부터 석유 생산량을 100만 달러 늘리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미국이 이란산 원유 전면 수입금지 조치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면서 국제유가는 오히려 상승세로 전환됐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은 사우디아라비아 등 동맹국에 큰 규모의 증산을 요구하고 있다. 그는 지난달 30일 트위터를 통해 "이란과 베네수엘라 여파로 부족한 원유 생산량을 채우기 위해 사우디에 최대 200만배럴까지 증산을 요구했다"며 "(원유)가격이 너무 높다. 살만 국왕도 이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리처드 시걸 매뉴라이프 자산운용 선임 애널리스트는 "지금까지 무역 전쟁의 실질적인 영향은 작았고 지금까지 철강·에너지 업체 등에는 오히려 득이 되기도 했지만, 이제는 부정적인 효과가 긍정적인 효과를 압도할 것"이라며 "당분간 신중하게 바라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