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개미들 빚낸 투자규모 10거래일째 내리막길

지난달 12일 12조6480억원으로 정점 찍어
이후 약 한 달 동안 1조4000억원 급감


[파이낸셜데일리=송지수 기자] 개인들이 주식투자를 위해 빚을 낸 액수가 최근 10거래일째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전쟁과 글로벌 금리 인상 기조에 대한 불안이 고조되며 증시가 하락장세를 이어가자 개인 투자자들이 과감한 베팅에서 점차 손을 떼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증시 급락에 따라 자동으로 이뤄지는 '반대매매'도 빚내 주식투자 규모 감소에 일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1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지난 6일 현재 기준 11조2480억원(코스피: 5조7566억원+코스닥: 5조4914억원)으로 지난달 25일 이후 10거래일째 하락했다.


역사적인 미·중 정상회담이 지난달 12일 열리면서 지정학적 리스크가 축소되자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역대 최고 수준인 12조6480억원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이후 약 한 달 만에 1조4000억원 급감했다.


앞서 지난 1월 29일 코스피지수가 장중 2607.10까지 역대 고점을 높이는 등의 영향에 힘입어 신용거래융자는 작년 중순까지만 해도 연일 최고치를 경신했었다. 작년 말 9조8608억원을 기록한 신용거래융자는 올해 1월 처음으로 11조원을 넘어선 데 이어 4월에는 12조원선도 돌파했다. 또 6월 12일에는 12조원대 중반으로 고점을 찍으며 올라섰으나 최근에는 내림세가 뚜렷하다.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던 개인들의 빚 내 주식투자 규모가 지난달 중순 이후로 꺾인 것은 무엇보다 미국이 중국에 고율 관세를 부과한 것을 시작으로 G2 간의 무역 갈등이 고조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은 미국과 중국에 대한 수출 의존도가 40%가 넘을 정도로 높아 무역전쟁이 전면전으로 치달을 경우 국내 상장사에 직격탄이 된다. 또 지난 6월 12일 북미 정상회담 이후로 추가적인 호재 이슈가 나오지 않은 것도 개인들이 신용거래융자에 이전처럼 선뜻 나서지 않는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 올 들어 개인들은 남북경협주에 빚까지 내며 적극적으로 투자했다.


실제 증시도 부진하다. 코스피지수는 지난 6월 12일(2468.83)부터 지난 6일(2272.87)까지 195.96포인트(7.94%) 떨어졌다. 동일 기간 코스닥지수(875.04→808.28)도 66.76포인트(7.63%) 하락했다.


종목별로 보면 증시를 견인해온 바이오주와 남북경협주를 중심으로 급감했다. 코스피에서 지난달 12일부터 현재까지 신용거래융자 잔액이 가장 큰폭으로 감소한 종목은 셀트리온(-512억원)으로 나타났다. 이어 현대건설(-476억원), NAVER(-216억원), 삼성바이오로직스(-171억원), 현대엘리베이(-168억원), LG디스플레이(-164억원), 현대제철(-136억원), 영진약품(-111억원), 카카오(-94억원), GS건설(-85억원) 등이 신용거래융자 잔액 감소액이 가장 큰 종목이다. 


같은 기간 코스닥에서는 신라젠(-304억원), 셀트리온헬스케어(-162억원), 텔콘RF제약(-154억원), 안랩(-110억원), 웹젠(-99억원), 차바이오텍(-98억원), 네이처셀(-95억원), 엘앤에프(-93억원), 오스코텍(-88억원), 제넥신(-87억원) 등이 신용거래융자 잔액이 가장 두드러지게 줄어든 상위 10위에 이름을 올렸다. 


정다이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코스피에서 과매수, 과매도 여부를 파악할 수 있는 지표 중의 하나인 신용거래융자 잔고가 전제 시가총액 대비 0.38%로 집계, 역대 최고가 약 0.45%인 것을 고려할 때 높은 수준이다"며 "(증시) 추세 전환에 대한 경계감이 커질 수밖에 없는 시점이다"라고 말했다.


정 연구원은 또 "신용거래융자 종목에 대한 청산이 대규모로 이뤄질 정도로 증시가 하락한 것은 아니다"면서도 "신용거래융자 잔고 비중이 높은 상황에서 주가가 급락할 경우 신용청산과 함께 하락 속도가 가속화되고 지수 변동성이 커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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