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리라화 쇼크에 亞 주요 증시 동반 폭락

유로화 13개월래 최저…남아공·러시아 등 신흥국 통화도 약세
안전자산 달러·엔은 강세…"1997년 외환위기 재연 우려 커져"



[파이낸셜데일리=송지수 기자] 터키 리라화 쇼크가 이틀째 지속되며 13일 글로벌 금융 시장을 강타했다.


아시아 증시는 1997년 외환위기 재연에 대한 공포감에 급락했다. 글로벌 외환 시장에서는 안전 자산으로 여겨지는 달러화와 엔화 가치가 상승하고 유로화와 신흥국 통화는 하락했다.


  CNBC와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이날 일본 닛케이225지수(닛케이평균주가)는 전일 대비 1.98% 하락한 2만1857.43에 장을 마쳤다. 닛케이지수 2만2000선이 붕괴한 것은 지난 7월11일 이후 한 달 만이다. 토픽스지수(TOPIX)는 2.13% 내린 1683.50을 기록해 4거래일 연속 하락 마감했다.


  리라화 폭락으로 불안감을 느낀 투자자들이 미국 달러화와 함께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엔화를 사들이면서 엔화가 강세를 보여 시세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한국 코스피지수는 전일 대비 1.50% 하락한 2248.45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종가는 지난해 5월4일(2241.24) 이후 최저치다. 코스닥지수는 3.72%나 급락한 755.65에 장을 닫았다.
 
  한국 증시에서는 외국인 자금이 3거래일 연속 유출됐다. 미-중 무역 갈등과 미국의 금리 인상 등 각종 리스크 요인이 산재해 있는 상황에서 러시아와 터키 등 신흥국 관련 악재더 시장 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34% 내린 2785.87로 마감했다. 대만 가권지수는 2.14% 떨어진 1만748.92, 홍콩 항셍지수는 1.52% 하락한 2만7936.57을 기록했다. 호주 ASX 200 지수는 6252.20으로 0.42% 떨어졌다.


  글로벌 외환시장도 흔들렸다. 13일 현재 달러 대비 리라화 환율은 전장 대비 7.22% 상승한 6.8917을 기록 중이다. 환율 하락은 통화 가치 상승을 뜻한다. 지난 10일부터 2거래일 만에 통화 가치가 20% 가까이 폭락한 셈이다.


  유로화 가치는 13개월 만에 최저치인 1.1365 달러까지 떨어졌다. 터키 리라화 가치가 폭락하면서 터키에 위험노출액(익스포저)이 큰 유럽 은행들이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에 유로화가 약세를 나타냈다.


  신흥국 통화도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남아프리카공화국 랜드화는 3.1% 하락해 지난해 6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러시아 루블화(0.8%), 멕시코 페소화(1.5%), 중국 위안화(0.5%) 등도 약세를 나타냈다.


  반면 안전자산으로 인식되는 달러와 엔 등은 상승세를 나타냈다.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96.42로 1.31% 상승했다. 일본 엔화는 달러화 대비 0.48% 상승한 100.36엔을 기록했다.


  코메르츠뱅크의 울리히 레흐트만 FX전략가는 1997년 아시아 외환 위기 사태를 언급하며 "시장에서 큰 두려움은 우리가 신흥국 위기를 향해 가고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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