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필리핀 청부 살해' 40대, 징역 24년…"수법 잔인, 반성 없어"

재판부 "범죄 후 사과 및 보상, 반성 안 해"
5억원 빌린 뒤 도박으로 탕진…'킬러' 고용
필리핀으로 초청해 저녁 대접한다며 유인
청부업자, 오토바이 타고 가며 권총 살해


[파이낸셜데일리=김정호 기자] 돈을 빌려준 지인을 필리핀으로 불러 청부살해한 40대 남성에게 중형이 내려졌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판사 김태업)는 6일 신모(44)의 살인교사 등 혐의 공판에서 징역 24년6개월을 선고했다. 살인교사가 24년, 지인에게 7500만원을 빌리고 갚지 않은 사기 혐의 6개월이다.


  검찰은 지난달 결심공판에서 징역 30년을 구형했다.


  이날 재판부는 "수법이 잔인하고 공권력이 못 미치는 필리핀에서 범죄가 시행돼 영구미제 가능성도 컸다"며 "사건 이후 4년 동안 유족에게 사과나 보상도 안 했다. 현재도 반성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신씨는 지난 2014년 필리핀 출신 살인청부업자 3명에게 자신의 채권자인 서모(당시 64세)씨 살해를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2012년 9월 지인 소개로 만난 서씨로부터 필리핀의 한 카지노 에이전시 사업비 명목으로 약 5억원을 빌렸지만 모두 도박에 탕진한 것으로 조사됐다.


  신씨는 빚을 갚지 못하게 되자 2014년 2월 A씨에게 강도로 위장해 서씨를 죽여달라고 청부했고, 대가로는 30만 페소(약 750만원)를 제시한 것으로 파악됐다.


  신씨는 서씨를 필리핀으로 초청한 뒤 2014년 2월18일 저녁 식사를 대접하겠다며 서씨 일행 4명을 호텔 근처 도로로 유인했고, A씨가 고용한 살인청부업자들이 미리 연락을 받고 대기하다가 오토바이를 타고 가면서 권총 6발을 발사해 서씨를 살해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사건 발생 당시 신씨가 서씨를 갑자기 필리핀으로 초청해 인적이 드문 도로로 나오라고 한 점 등을 근거로 서씨를 용의선상에 올렸다. 하지만 구체적인 증거가 없어 구속하지 못했다.


  지난해 초 재개된 경찰 수사는 신씨 휴대전화에서 서씨의 사진 발견되면서 급물살을 탔다. 이는 청부업자들에게 서씨의 얼굴을 알려주기 위한 용도로 쓰인 것으로 밝혀졌고, 특히 서씨 사망 시점에 신씨 거래 내역에서 거액의 돈이 오간 점도 포착됐다.


  경찰은 지난해 5월 총기대여자 진술을 확보해 사건 전말을 파악한 뒤 신씨를 최종 소환해 자백을 받아냈다.

  하지만 신씨는 재판 과정에서 "서씨 살인 청부를 한 적이 없다. 접대를 위해 필리핀으로 불렀던 것"이라며 다시 무죄를 주장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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