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KT '지역화폐', LGU+ '해외결제'...암호화폐 상용화 성공사례 나올까

KT, 내년 김포시 지역화폐 발행…QR코드로 결제
LGU+, 블록체인 기반 해외결제 시범서비스 추진
블록체인, 성공 사례 필요…유영민 장관 "규제 없이 가야"


[파이낸셜데일리=송지수 기자] '가상화폐' 혹은 '가상통화'로 불리던 블록체인 기반의 암호화폐가 앞으로 가상이 아닌 실생활에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27일 블록체인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블록체인 기술의 장점을 활용해 실물경제와 연결하는 사례가 속속 나오고 있다. 블록체인 프로젝트가 실제 매출을 일으키며 더이상 암호화폐가 '가상'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 우리나라에서도 KT, LG유플러스 등 통신업계와 IT업계가 블록체인 산업에 본격 뛰어들며 실생활에서 쓰일 수 있는 서비스 개발에 열중하고 있다. 


  ◇KT, 내년 김포시 지역화폐 발행…QR코드로 결제

 블록체인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는 민관 통틀어 90종 이상의 블록체인 기반의 '전자형 지역화폐'가 연간 약 3100억원 규모로 발행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지역화폐는 주로 실물 상품권 형태로 유통되고 있어 휴대폰 결제와 같은 간편 결제를 선호하는 소비자들에게는 큰 호응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다. 발행된 지역화폐가 불법적인 경로를 통해 현금화되는 부작용도 해결해야 하는 과제 중 하나로 볼 수 있다.


  이러한 한계를 KT가 극복했다.KT가 자체적으로 개발한 '스마트 컨트랙트(Smart Contract)' 기술을 활용하면 코딩 가능한 화폐가 발행될 수 있다. 특히 중개자 없는 직접 결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으며 데이터의 누락 없이 신뢰도 높은 정산이 가능해진다.


  또한 KT의 '블록체인 지역화폐 플랫폼'에는 분산된 네트워크가 모든 결제(거래) 목록을 지속적으로 갱신하고 검증하는 '분산 원장 기술'을 기반으로 이중 지불, 위·변조, 부인 및 부정 유통 등을 원천 차단해 지방자치단체가 지역화폐를 보다 투명하게 관리하고 집행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KT와 KT 엠하우스는 약 100억 원에 달하는 지역화폐를 발행하기 위한 '블록체인 지역화폐 플랫폼'을 올해 말까지 구축해 김포시에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이 플랫폼으로 발행·유통되는 지역화폐는 내년 상반기 김포시 지역화폐 가맹점에서 현금처럼 이용할 수 있다.


  KT는 김포시 지역화폐를 스마트폰 앱(App.)의 QR코드와 충전식 선불카드 형태로 서비스할 계획이다.


  김포시 지역화폐는 태환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예를 들어 김포시장에서 지역화폐를 받고 생선을 판매한 A씨는 물건을 판매한 대가로 지역화폐가 아닌 현금을 본인의 은행 계좌로 즉시 입금 받는 것이 가능하다.


국내에서 유통되는 블록체인 기반의 지역화폐 중 태환 기능이 도입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포시는 내년부터 지급되는 청년 배당, 산후조리비, 공무원 복지포인트 일부를 지역화폐로 지급할 예정이다. 김포시 지역화폐 규모는 연간 약 100억 원으로 추산된다.
 
  ◇LG유플러스, 블록체인 기반 해외결제서비스 제공 예정

 앞으로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한 휴대폰 요금납부 방식의 간편 해외결제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LG유플러스는 일본의 소프트뱅크, 대만 파이스톤과 함께 미국 TBCA소프트에서 제공하는 블록체인 기반의 해외결제 시스템 CCPS(Cross Carrier Payment system) 구축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LG유플러스는 이들과의 업무협약를 통해 통신사 전용 블록체인 시스템인 CCPS를 이용, 각 국가의 전자금융을 블록체인 기반으로 연결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CCPS는 통신사간 결제 시스템을 블록체인으로 연결, 각 통신사의 가입자가 한국, 일본, 대만 등 해외 방문 시에 각국의 통신사 결제 시스템을 통한 구매를 가능하게 한다. 

 

해외결제 시스템 시범 서비스에 참여한 통신사 LG유플러스, 소프트뱅크, 파이스톤은 내년 상반기 내로 각국 방문객을 대상으로 통신요금납부 방식(DCB, Direct Carrier Billing)의 온·오프라인 결제를 시범 서비스로 제공할 계획이다. 고객은 해외에서 결제한 금액을 다음달 통신요금으로 납부하게 된다.


  블록체인 기술 기반의 간편결제는 환율 변동에 따른 손실을 최소화해 기존 신용카드 해외결제 수수료 또는 환전수수료를 절약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고객은 해외에서 자국의 현금처럼 쉽고 경제적으로 결제하면서, 결제대금 역시 다음 달 통신요금으로 납부해 신용카드 후불결제의 장점도 누릴 수 있다.


  또한 블록체인 기반 결제 시스템은 결제대금을 통신사 간 실시간 정산해 각 통신사의 최종 외화 지급액이 줄어 외화 해외 지급에 따른 사업자 수수료 부담도 줄어든다.


  LG유플러스는 내년 상반기 서비스 시범 상용화 이후 결제 시스템 가맹점 확대는 물론 요금제와 연계한 여행 상품 할인 등 서비스 영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주영준 LG유플러스 모바일서비스1담당은 "고객은 이제 편리하고 경제적이며 안전한 블록체인 기술 기반 해외결제 시스템의 장점을 누릴 수 있게 됐다"며 "앞으로도 글로벌 통신사와 해외결제뿐 아니라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다양한 신사업을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블록체인, 성공 사례 필요…유영민 장관 "규제 없이 가야"

  지난 6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발표한 ‘블록체인 기술 발전전략’에 따르면, 국내 블록체인 시장은 2017년 500억에서 2022년까지 약 1조원까지 성장할 것이라 추산했다. 


  하지만 우리나라와 중국 등 상당수 국가는 블록체인 기술에 대해선 우호적이지만, 암호화폐에 대해선 회의적이다. 블록체인 기술은 육성하지만, 암호화폐는 규제해야 할 대상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이는 암호화폐 시장의 투기 수요와 함께 사기성 ICO(암호화폐 발행)를 우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우리나라에서 블록체인과 암호화폐를 바라보는 시각에 변화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


  유영민 과기정통부 장관은 지난 18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블록체인 서울 2018' 행사에 참석해 "국가가 전체적으로 블록체인 영역에서 정리할 것이 많다"며 "많은 블록체인 기업들이 탄생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는 것을 비롯해 규제를 적극적으로 풀어야 한다. 가급적이면 규제 없이 가야 할 것"이라고 밝힌 것이다.


  이러한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우호적인 시각이 유지되려면 실생활에서 활용 가능한 기술과 성공 사례가 나와야 한다.


  송치형 두나무 의장도 지난 13일 제주국제컨벤션센터(ICC JEJU)에서 열린 블록체인 컨퍼런스 '업비트 개발자 컨퍼런스 2018(UDC 2018)'의 오프닝 기조연설을 맡아 "블록체인 기술의 대중화를 위해 실생활에 쓸 수 있는 다양한 서비스가 등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블록체인과 암호화폐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퍼지는 것을 두고 서부개척 시대 등장한 자동차를 예를 들어 설명했다. 그는 "처음 자동차가 생겼을 때 많은 사람들에게 외면 받았던 이유는 달릴 수 있는 도로가 없었기 때문"이라며 "블록체인이 대중화되기 위해서는 실생활에서 쓸 수 있는 다양한 서비스가 하루 빨리 선보여야 된다"고 부연했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KT와 LG유플러스의 블록체인 산업 가세는 고무적이다. SK텔레콤도 '디지털 실명제'와 '토큰 익스체인지 허브(Token Exchange Hub)' 등 블록체인 사업을 확장하겠다는 청사진을 밝힌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실생활에서 쓰이는 서비스가 나타나면 블록체인과 암호화폐를 향한 부정적인 인식도 개선될 것"이라며 "IT업계는 물론, 게임, 통신, 금융권까지 블록체인 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는 만큼 블록체인 기술이 실생활에서 밀접하게 활용될 날도 머지 않아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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