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데일리=강철규 기자] 3분기 어닝쇼크를 기록한 현대자동차가 위기 돌파를 위해 '고성능차'와 '수소전기차'에 승부수를 걸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최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중국 국제 수입박람회'에 고성능 N과 수소전기차 넥쏘를 선보이며 중국 시장 재건에 나섰다. 고성능N과 수소전기차를 통해 통해 브랜드의 상품성과 기술력을 알리고, 정체된 중국시장 등에서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현대차의 고성능 N은 BMW의 'M', 메르세데스-벤츠의 'AMG'에 맞서 현대차가 내놓은 고성능 모델로, 최근 현대차의 유럽시장 판매를 견인한 원동력으로 꼽힌다.
현대차는 지난 3월 시너지를 높이기 위해 흩어져 있던 고성능차 사업과 모터스포츠 사업을 한 곳으로 모아 '고성능 사업부'를 출범시켰고, BMW 출신 인재들을 영입하는 등 힘을 실었다.
'월드랠리챔피언십(WRC)'과 서킷 경주대회인 월드 투어링카컵(WTCR) 등에서 잇달아 우승컵을 거머쥐면서 유럽에 출시된 i30 N은 올 들어 지난 9월까지 4678대 판매, 올 한해 유럽 판매 목표치 2800대를 훌쩍 뛰어넘었다.
현대차는 미국·중국과 달리 '자동차의 본산'으로 불리는 유럽에서 괄목할만한 성과를 보이고 있다. 현대차의 1~9월 유럽 누적 판매량은 41만2041대로, 기아차 38만6204대를 합하면 79만8245대에 이른다. 이같은 추세가 이어질 경우 유럽시장 진출 41년만에 처음으로 올해 연간 판매량 100만대를 돌파할 전망이다.
현대차는 모터스포츠 참가를 통해 터득한 노하우와 기술력을 일반 차량에 지속적으로 적용키며 N 라인업 전체를 견인할 계획이다. N라인업의 최상단에는 고성능 스포츠카가, 그 아래에는 벨로스터N과 같은 고성능 N 모델이 자리잡는다. 또 고성능 N의 감성을 현대차의 다양한 일반모델에 적용해 고객 선택의 폭을 넓힌 N라인 역시 고성능 자동차의 저변을 넓힐 방침이다.
'세계 최소 수소전기차 양산' 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는 현대차는 최근 수소차 시장 선점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환경규제 강화라는 세계적 추세에 맞춰 유해가스가 배출되지 않고 미세먼지 정화기능까지 갖춘 수소전기차 시장을 선점, 미래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현대자동차그룹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지난 6일 싱가포르 카펠라 호텔에서 열린 제 1회 블룸버그 뉴이코노미 포럼에서 "수소에너지가 교통 부문을 넘어 글로벌 경제의 성공을 견인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정 부회장은 "최근 UN은 2030년까지 전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2010년 수준의 45%를 감소시키지 않으면 재앙을 피하기 어렵다고 경고하고 있다"며 "수소 에너지는 의심의 여지없이 청정 에너지 사회로의 전환에 핵심적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대차는 특히 수소연료전지 상용차 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트럭, 버스 등 상용차는 고정된 노선을 반복 주행하는 특성이 있어 수소 충전 인프라 부족에 따른 운행 제약이 승용차에 비해 덜한데, 이 때문에 대중화 시점이 승용차에 비해 빠를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유럽에 수소트럭 1000대를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한데 이어 앞으로도 다양한 수소전기 상용차 라인업을 확보해 글로벌 친환경 상용차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청소차 등 공공영역 상용차로 활용할 수 있는 적재량 4~5t급 수소전기 중형 트럭 개발도 추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