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데일리=서현정 기자] 2013년 STX팬오션의 디폴트 사태를 겪으며 해상운송업 중심으로 부진을 겪은 국내 운수업이 더딘 회복세를 지속하고 있다. 택배 물량과 함께 해외 직구가 꾸준히 늘어난 덕에 지난해 매출액은 3년 연속 증가했다.
통계청이 21일 발표한 '운수업조사 잠정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운수업 매출액은 142조2000억원으로 1년 전(141조2000억원)보다 0.7% 증가했다. 지난해 12월31일 기준 전국에서 운수 및 창고업을 경영하는 기업체 중 전수 또는 표본으로 선정된 약 9700개 운수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지난 2015년 3년 만에 증가세로 전환한 후 3년 연속 늘고 있는 것이다. 매출액 규모는 지난 2012년 141조5683억원을 기록한 후 6년 만에 최대 수준이며, 통계를 작성한 이래로도 가장 높다.
박원란 통계청 산업통계과장은 "운수업 매출액은 높은 수준은 아니지만 꾸준히 중가하고 있다"며 "2001년부터 택배 물량이 꾸준히 늘어난 데다 해외 직구도 증가하고 있는 것이 주요 요인이었다. 작년의 경우 수출입물량도 상대적으로 많았다"고 설명했다.
창고·운송관련서비스업 매출 증가세가 여전히 두드러진다. 지난해 해당 부문 매출액은 27조8870억원으로 1년 전보다 7.3% 증가했다. 세부 업종 중에선 가장 큰 증가 폭이다. 택배·특송과 연관이 깊은 운송지원업(8.9%), 화물취급중개업(8.0%) 등에서 매출이 호조를 보인 것이 주효하게 작용했다.
운수업에서 가장 큰 파이를 차지하고 있는 육상 운송업 호조도 지속되고 있다. 육상운송업 매출액은 64조2520억원으로 1년 전보다 3.1% 올랐다. 도로화물업(4.0%), 철도운송업(2.5%), 육상여객업(2.1%) 등에서 매출액이 증가했다.
항공운송업 매출액 역시 4.2% 증가한 22조6700억원을 기록하며 2년 연속 오름세를 지속했다. 해외 직구 증가로 항공화물업(16.9%)에서의 매출액 개선 폭이 특히 두드러졌다.
반면 수상운송업은 27조4160원 규모를 기록해 전년보다 12.0% 감소했다. 수상 운송업 매출액 감소세는 지난 2013년부터 5년 연속 지속되고 있다. 외항운송업(-12.4%), 내항운송업(-9.0%), 기타항만업(-1.4%) 등 모든 업종에서 실적이 부진했다.
박 과장은 "2013년 최대 국적 선사였던 한진해운이 파산하면서 4조원 규모의 손실이 발생했던 여파가 여전하다. 한진해운의 영향을 제외하면 1% 정도는 성장했다"며 "외국 업체에 비해 국내 업체의 수주가 부진했던 탓도 있다"고 설명했다.
기업체 당 매출액은 71억1000만원으로 1년 전(71억9000만원)보다 1.1%(8000만원) 줄었다. 육상운송업(10.6%)에서만 올랐고 수상운송업(-5.5%), 항공운송업(-4.0%), 창고·운송관련서비스업(-3.1%)에선 모두 감소했다.
운수업 영업비용은 총 128조4000억원으로 1년 전(126조4000억원)보다 1.6% 늘었다. 2013~2015년 내리 감소하던 영업비용은 2016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오름세를 유지했다. 국제유가 상승으로 차량 연료비, 인건비 등이 증가한 영향이다.창고·운송관련서비스업(12.4%), 육상운송업(6.1%)과 항공운송업(5.6%) 등에서 비용이 늘었다.
전체 운수업 기업체 수는 37만5274개로 1년 전(37만1891개)보다 3383개(0.9%) 증가했다. 개별·용달화물자동차 증차로 육상운송업에서, 택배·특송 등 화물 물동량이 늘어 창고·운송관련서비스업에서 종사자가 각각 증가한 영향이다. 수상운송업(-8.0%)에서만 감소했다.
종사자 수는 113만3000명으로 1년 전(111만7000명)보다 1.4% 증가했다. 역시 택배·특송 등 화물 물동량이 증가한 덕에 창고·운송관련서비스업에서 4.4% 늘었다. 다만 기업체 당 종사자 수는 40.4명으로 전년(40.6명)에 비해 0.5%(0.2명)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