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정부, 미국발 '자동차 관세폭탄'에 촉각…"모든 가능성 대비"

트럼프 대통령, 25% 고율 관세 부과 "곧 결정할 것"
산업부 "美 긍정적 평가 있었지만 예단할 수 없는 상황"
외신·전문가들 "관세 부과 결정 또 연기될 가능성 높아“
부과시 車무역수지 최대 98억 달러↓…총생산 7.9%↓


[파이낸셜데일리=강철규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수입 자동차와 부품에 대한 '관세폭탄' 적용 여부와 관련해 "곧 결정할 것"이라고 말하면서 정부와 자동차업계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14일 산업부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내리는 결정이기 때문에 예단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관세 부과를 가정하고 싶지는 않지만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정부는 미국 측에 우리나라를 자동차 관세 대상에 포함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을 여러 차례 전달한 바 있다"며 "미국 정부에서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협상과 양국 간 교역·투자 상황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는 반응을 보인 바 있다"고 전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무역확장법 232조를 근거로 수입차와 부품에 25%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추진해왔다.


미국의 무역확장법 232조는 외국산 수입 제품이 국가 안보를 위협한다고 판단되면 수입을 제한하거나 고율의 관세를 매길 수 있도록 한 조항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5월 17일 관세 부과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었지만 이를 180일 뒤로 미룬 바 있다. 따라서 결정 시한을 14일로 보는 시각이 많았다.


애초에 정해진 시한은 없었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무역대표부(USTR)에 관련 내용을 보고하라고 밝힌 시한이 180일로 실제 관세 부과 시한과 관련해서는 추측만 나오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산업부 측도 "정해진 시한은 따로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관세 부과 결정이 다시 연기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11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유럽연합(EU) 자동차 관세 부과 여부에 대한 결정을 6개월 후로 연기한다고 발표할 계획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서진교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를 부과하기는 어려운 상황으로 보이고 실제로 부과한다고 해도 그 결정을 길게 끌고 가지는 못할 것"이라며 "다만 현재 한·미 양국 사이에서 다루어지고 있는 여러 사안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기 위한 하나의 카드로써 활용할 가능성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자동차 산업의 특성상 관세를 부과하면 미국 내 자동차 가격에 바로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며 "이런 결정을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 세력이 반겨 줄지는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만약 한국산 자동차와 부품에 관세를 부과하면 국내 자동차 업계의 피해는 불가피하다.


미국은 우리나라의 최대 자동차 수출 지역으로 지난해에만 136억 달러어치의 완성차를 수출했다.


산업부 자료를 보면 지난달 1~25일 한국의 대(對)미국 자동차 수출액은 12억 달러로 전체 자동차 수출(38억3000만 달러)에서 31.3%를 차지한다.


같은 기간 대미국 자동차부품 수출액은 4억4000만 달러로 비중은 21.9%다.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우리나라 자동차에 25% 관세가 부과되면 한국의 자동차 산업 부문 무역수지는 최대 98억 달러까지 악화될 수 있다.


이에 따른 국내 자동차 산업 총생산은 7.9%가량 줄어들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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