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은행권, 예금·대출금리 인하 검토

한은 임시 금통위, 0.5%p 인하
은행권 "인하 시기, 폭 검토 중"
"올해초 경영계획 수정 불가피"


[파이낸셜데일리=송지수 기자] 한국은행이 지난 2008년 이후 12년 만에 임시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를 열고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하면서 은행권이 예·적금과 대출금리를 언제 하향 조정할지 관심받고 있다.


18일 은행권에 따르면 시중은행들은 금리 인하 시기와 인하 폭을 검토 중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아직 인하 시기와 인하폭은 결정된 바가 없다"고 말했다.


앞서 한은 임시 금통위는 16일 기준금리를 연 0.5%포인트 낮춘 0.75%로 정했다.


사상 처음 0%대 금리다. 기준금리 인하에 따라 예·적금과 대출금리도 함께 내려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은행들은 인하 시점과 관련해 다소 신중한 모습이다. 기준금리보다 시장 추이에 따라 결정된다는 취지다.


예·적금금리와 대출금리는 각각 다른 금리 영향을 받는다.


예금금리에 영향을 주는 국고채금리의 경우 전날 단기채 위주로 크게 하락했다가 이날 다시 소폭 상승했다.


대출금리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금리와 금융채금리 등에 연동된다.


코픽스는 매달 15일 기준으로 발표하는데, 이번달 코픽스는 한은 기준금리 인하에 앞서 발표된 바 있다. 이에 따라 기준금리 인하 효과가 다음달 코픽스에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과거 양도성예금증서(CD)금리를 적용하다가 변동 폭이 커 완충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코픽스금리가 도입된 만큼 대출고객이 이번 금리 인하를 바로 체감하지는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보통 6·12개월 단위로 변동금리가 적용되는데, 지난달 변동주기가 도래해서 금리가 변경됐다면 아무리 빨라도 5개월 뒤에 반영되는 셈이다.


예금금리는 담당 부서에서 시뮬레이션을 해본 뒤 자체적인 산출방식으로 바로 금리를 정할 수 있다.


하지만 은행들은 지난해 10월 한은이 0.25%포인트 인하한 뒤에도 예금금리를 쉽사리 내리지 않다가 올해 들어 줄줄이 금리를 내리기 시작했다.


당시 신(新) 예대율 규제로 예수금을 최대한 확보해야 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바로 또 내리는 게 부담이다.


다만 이번 기준금리 인하 폭이 0.5%포인트로 지난해 10월보다 크고, 글로벌 시장 변동이 빠르기 때문에 지난 인하 시점만큼 시간을 끌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은행권 설명이다.


연초에 세운 경영계획 수정도 불가피해졌다. 순이자마진(NIM) 축소로 주요 수익원인 이자이익 총량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또 대출금리가 내려가면 대출이자 부담이 줄고 연체율 상승폭 또한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장기 침체로 이어질 경우 부실 대출 증가에 따른 건전성 문제가 생긴다.


은행권 관계자는 "연초에 시장변동 폭을 예상하고 계획을 세우는데 코로나19 여파와 한은의 빅컷으로 틀어지기 시작한 것"이라며 "경영계획이 많이 바뀌긴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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