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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은행 대출 항목별 관리 당부...'빚투' 우려 급증(종합)

 

[파이낸셜데일리 송지수 기자] 금융감독원이 시중은행 관계자들을 소집해 가계대출 증가 속도를 지속적으로 관리해달라고 재차 당부했다. 신용대출뿐만 아니라 전세대출, 주택담보대출(주담대) 등 각 항목별로 신경 써달라는 게 금감원 주문이다. 연초부터 은행권 신용대출 급증세가 이어지자 상황을 보다 면밀하게 파악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이날 오후 국내 주요 은행 여신 담당 임원들과 화상회의를 열고 가계대출 관리 강화를 주문했다.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연초부터 어쨌든 신용대출이 많이 늘고 해서 은행권과 가계대출 관리계획 등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회의를 갖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회의 참석자는 "원론적인 수준의 이야기만 오갔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 관계자는 "(금감원이) 대출 증가 속도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는데 (은행에도) 지속적인 관리를 요청했다"며 "각 은행들이 제출한 대출 총량 관리계획에 대한 가이드라인은 1월 중으로 각 은행별 협의를 통해 정할 것이라고 들었다"고 말했다.

또 "신용대출뿐만 아니라 전세대출, 주담대 등 각 항목별로 제출한 관리 계획을 지킬 수 있도록 신경 써달라는 게 금감원 주문"이라며 "지난해 11·13 가계부채 대책에 개인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도입 내용이 있었는데, 3월 중 최종 도입 여부가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연초부터 주요 시중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지난 5일 기준 신용대출 잔액은 133조9927억원으로 이틀간 약 3445억원 규모의 신용대출을 취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틀 만에 금융당국이 관리하는 월 신용대출 증가액 한도 2조원의 17% 가량을 소진한 것이다. 지난해 마지막 영업일 기준 5대 시중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은 133조6482억원이었다.

통상 1월은 신용대출 수요가 급증하는 달이 아니다. 생활자금 수요가 늘어나는 봄 이사철(3~5월)도 아닌 데다, 대체로 기업들이 성과급을 지급해 개인들의 신용대출 수요가 다소 줄어드는 분위기가 나타나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같은 영향들이 겹쳐 지난해 1월 5대 시중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은 109조 수준으로 전달 대비 1조1316억원 가량 감소세를 보이기도 했다.

은행권은 이례적인 신용대출 급증 원인을 주식투자 자금 수요 및 억눌렸던 대출 수요 폭발로 분석하고 있다. 새해 들어 개인투자자들은 코스피에서만 3조8000억원 가량을 주식을 쓸어담은 것으로 파악되는 등 무서운 기세를 보여주고 있다. 이에 따라 투자 열기가 빚투(빚내서 주식투자) 양상으로도 번지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지난해 말 높아진 신용대출 문턱으로 억눌렸던 대출 수요도 한꺼번에 몰리고 있다.

금융당국도 특히 과도한 신용대출 증가가 주식과 부동산 시장의 과열을 불러올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이에 따라 갑작스러운 버블 붕괴 가능성에 선제적으로 대비해야 한다는 경고음도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아직까지 위험한 수준은 아닌 것으로 보이나 연초에 신용대출 등이 급증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보다 면밀히 점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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