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최종건, 이란 고위급 잇따라 접촉…선박 억류 협의 '난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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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데일리 김정호 기자] 이란을 방문 중인 최종건 외교부 제1차관이 억류 선박과 선원 문제 해결을 위해 이란 고위급 인사들을 잇따라 만나고 있지만 협의에 난항을 겪고 있다.

12일 외교부에 따르면 최 차관은 이날 오후 마흐무드 헤크마트니아 법무부 차관, 모즈타바 졸누리 이란 의회 국가안보외교정책위원장, 세이에드 모하메드 마란디 테헤란대 교수 등 각계 인사들 전방위로 접촉하면서 우리 선박과 국민의 조속 석방 촉구할 예정이다.

최 차관은 지난 10일 오후 이란 테헤란에 도착해 세예드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차관과 회담을 진행한 후 보건부와 식약처 관계자들을 면담했다.

전날에는 모하메드 자바드 자리프 외교장관을 예방하고, 이란 최고지도자의 외교 고문인 카말 하라지 외교정책전략위원회 위원장을 만났다. 압돌나세르 헴마티 이란 중앙은행 총재와도 면담을 가졌다.

최영삼 외교부 대변인은 "최 차관은 우선적으로 이란에 억류된 우리 선박과 선원 및 제3국 국적 선원을 포함해 조속한 억류 해제를 바란다는 우리 입장을 강력하게 개진하고, 기술적 요인에 해당하는 체증 자료나 증거 자료를 조속히 제출할 것을 요청했다"며 "한·이란이 공통 관심을 갖고 있는 관계 증진 방안도 폭넓게 협의했다"고 밝혔다.

최 차관이 이란 현지에서 숨가쁘게 움직이고 있지만 억류 사태가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이란 정부 고위관계자들이 한국 선박 억류 문제는 한국 선박의 해양오염에 따른 기술적 문제로 사법 당국이 처리할 것이라고 선을 긋고 있기 때문이다. 

대신 이란 측은 미국의 대이란 제재로 한국 IBK기업은행과 우리은행에 묶여 있는 70억 달러(7조 6860억원) 규모의 원유수출대금 해결을 전방위로 압박하고 있다.

이란 메흐르 통신에 따르면 자리프 장관은 전날 최 차관과 만나 선박 억류에 대해 "한국 유조선은 걸프 해역(페르시아만)의 환경 오염으로 나포됐기 때문에 사법 규제의 틀 안에서 문제 해결이 추진되고 있다"며 이란 정부는 사법 절차에 개입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자리프 장관은 이어 "한국 내 동결된 이란 자산은 양국 관계 발전의 가장 큰 걸림돌"이라며 "코로나19 확산세가 보건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할 때 양국 관계의 최우선 순위는 한국 내 동결된 이란 금융 자산에 대한 접근을 가능하게 하는 것으로 한국 정부가 장벽 제거에 즉각적인 조치를 해달라"고 촉구했다.

헴마티 이란중앙은행 총재는 최 장관과 회동 직후 IRIB와 단독 인터뷰에서 동결된 자금은 물론 이자를 요구했다. 그는 "원유 수입과 관련해 이란에 빚진 70억달러를 즉시 동결 해제하지 않으면 이란과 한국 관계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이란이 동결된 자금에 대한 이자를 받을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하라지 이란 외교담당 전략회의(SCFR) 의장은 최 차관과 면담에서 "70억 달러에 달하는 이란 금융자산이 한국은행들에 의해 인질로 잡혀있다"며 해결을 촉구했다고 관영 IRNA통신 등이 보도했다. SCFR는 이란 최고지도자인 알리 하메네이의 싱크탱크 겸 자문기구로 이란의 외교와 대외 관계 전략 초안을 만들어 하메네이에게 제공한다.

하라지 의장은 "불행히도 한국 정부가 미국의 압력에 순응하고 있기 때문에 70억달러에 달하는 이란 자산이 한국 은행에 인질로 잡혀 있다. 우리는 계좌에서 심지어 의약품 구입을 위한 자금조차 인출할 수 없다"며 "한국 기업들은 지난 몇년간 이란에서 좋은 기회를 놓쳤다"고 지적했다.

다만 그는 "한국 대표단의 이란 방문이 한국 당국자들이 이란의 현실과 새로운 협력 기회를 더 잘 이해하는 것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며 향후 관계 개선 가능성도 내비쳤다.

한편 지난 4일 이란 혁명수비대에 나포된 한국 국적의 석유화학제품 운반선 '한국케미'호는 이란 반다르아바스항에 정박해 있다. 선박에는 한국인 5명, 미얀마 11명, 베트남 2명, 인도네시아 2명 등 모두 20명이 승선해 있다.

이란대사관에서 급파된 현장지원팀은 지난 11일 선장과 선원들을 직접 만나 건강 상태를 확인했다. 최 차관 역시 이란 외교부의 주선으로 선장과 유선 통화를 진행했다.

향후 최 차관은 이날 오후 고위 관계자들과 면담 일정을 마무리한 뒤 카타르로 넘어가 1박2일간 양국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14일 귀국길에 오른다.

최 대변인은 "이란에 파견돼 있는 대표단을 포함해 선박 및 선원이 최대한 하루 빨리 조기에 억류 해제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현 단계에서 구체적인 시기는 예단하기 어렵다. 하루 속히 해제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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