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식품업계, 도미노 가격인상…설 이후가 더 무섭다

국제 곡물가격 인상으로 인해 즉석밥·라면,·빵 가격 도미노 인상 예상
'스태그플레이션 공포 현실화로 제품 가격 인상후 매출 하락 고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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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데일리 강철규 기자]  설을 앞두고 주요 식품의 가격이 줄줄이 인상되고 있다. 두부, 통조림, 콜라 등의 가격이 인상된 데 이어 햄버거 가격까지 인상되며 외식 물가도 오르고 있다. 즉석밥, 빵, 라면 가격 도미노 인상도 점쳐진다.

국내에서 생산되는 식재료와 소맥, 옥수수, 대두박, 대두 등 우리나라의 주요 곡물 수입액이 지난해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고 상승분 반영이 올해 상반기에 본격화될 수 있어 더 이상 가격 인상을 미루기 힘든 상황이 오고 있기 때문이다.

또 통상적으로 식품 가격 인상은 한 회사가 먼저 총대를 메고 제품 가격을 올리고 경쟁사들이 제품 가격을 올리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이 때문에 설 연휴 이후 이미 가격 인상을 결정한 경쟁사들이 있는 즉석밥, 빵 가격 인상은 유력한 상황이다.

3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오뚜기는 지난해 오뚜기밥(210g), 작은밥(130g), 큰밥(300g) 등 즉석밥 3종 가격을 평균 8% 인상한 데 이어 올해 초 7~9% 인상키로 했다. 오뚜기밥 기준 가격은 710원에서 770원으로 올랐는데 이달부터는 800원대에 팔릴 전망이다.

오뚜기 즉석밥 가격 인상은 경쟁사 제품인 CJ제일제당의 햇반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원재료인 쌀 가격이 크게 급등한데다 경쟁사 가격 인상이라는 명분까지 갖췄기 때문이다.

CJ제일제당은 원·부재료와 가공비 상승을 이유로 2018년과 2019년 연속으로 햇반 가격을 인상했다. 2018년에는 7%, 2019년에는 가격을 9% 올렸다. 햇반(210g)의 가격은 기존 1480원에서 1600원에 판매되고 있다. 

오뚜기밥과 햇반의 가격 차이가 크게 난다는 점을 고려할 때 CJ제일제당이 가격 동결을 결정할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대체적인 견해는 곡물가격 인상분을 제품에 반영할 수 있다고 모아진다.

파리바게뜨와 SPC삼립을 운영하는 SPC그룹을 비롯해 제빵 회사들의 빵 가격 도미노 인상도 우려된다. 빵 가격 인상의 명분은 뚜레쥬르가 만들어줬다.

뚜레쥬르는 지난달 원재료와 인건비 인상을 반영해 90개 제품 가격을 평균 9% 올렸다. 대표 제품인 단팥빵과 소보로빵은 1100원에서 1200원으로 100원 올렸다.

SPC의 경우 경쟁사의 빵가격 인상이라는 명분이 만들어진 만큼 시장 상황을 살펴보며 제품 가격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높고 SPC삼립의 가격 인상은 또 다른 경쟁사 제품 가격을 올릴 수 있는 요인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라면 가격인상도 유력한 상황이다. 국내 라면업체 빅 3가 대표 제품 가격을 동결한 지 오래됐고 국제 밀 가격 인상과 인건비 상승을 고려할 때 올해는 인상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농심은 2016년 이후 신라면 가격을 동결하고 있고 오뚜기는 2008년 이후 진라면 가격을 올리지 않았다. 삼양식품도 2017년 삼양라면 등 12개 브랜드 제품 가격을 5.4% 인상한 뒤 가격 인상에 나서지 않고 있다.

즉석밥, 빵, 라면 등 서민들이 주로 찾는 제품 가격 인상이 본격화될 경우 실물 경기는 제자리를 맴돌고 물가만 오르는 '스태그플레이션 공포'가 현실화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현재의 경제 상황은 스태그플레이션에 해당하지 않지만 향후 물가 상승이 내수 심리를 위축시켜 경기 부진이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런 상황이 발생할 경우 소비가 이뤄지지 않아 가격을 올리더라도 실적 타격이 발생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실제 물가 상승폭에 비해 소비자들의 체감 물가가 크게 오를 경우 소비 둔화로 이어질 수 있다. 가격 인상 후 제품이 팔리지 않아 기업 매출도 타격을 입을 수도 있다"며 "현실을 반영할 지 아니면 상황을 지켜볼 지 고민이 길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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