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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美 상장 신청에 네이버가 신고가를 경신한 이유는?

 

[파이낸셜데일리 이정수 기자]  쿠팡이 설 연휴 때 미국 증시 상장을 신청한 후 첫 개장일인 15일 네이버 주가 52주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쿠팡이 50조원이 넘는 기업가치를 인정받을 것으로 관측, 투자를 위한 다량의 실탄 장전을 예고함에 따라 경쟁자인 네이버는 불리할 수 있다. 하지만 네이버 주가가 긍정적으로 반응하는 것은 주가 재평가에 대한 기대와 차별화된 사업성 두 가지가 꼽힌다.

15일 IT·유통·IB 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지난 12일 현지시각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 신고서를 제출했다. 증권가는 상장에 필요한 절차를 거친 뒤 내달 증시에 데뷔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쿠팡의 기업가치가 500억 달러(약 55조원)에 이를 것이라고 보도했다. 쿠팡은 이번 상장을 통해 10억 달러를 조달해 국내 투자를 강화할 계획이다.

이는 이커머스시장에서 1위 자리를 두고 경쟁을 벌이고 있는 네이버에게는 긴장케 하는 대목이지만 되려 네이버 주가는 이 소식을 접한 후 가파르게 위를 향했다.

네이버는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전 거래일 대비 1만9000원(5.18%) 오른 38만5500원에 마감했다. 장중 주가는 38만8000원까지 올라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이 배경은 쿠팡의 상장으로 네이버의 주가가 재평가될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으로 풀이된다. 쿠팡은 쇼핑 사업만으로 50조원이 넘는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반면 네이버는 쇼핑뿐 아니라 포털, 테크핀, 웹툰, 클라우드 등 여러 사업을 영위하고 있음에도 현재 시총이 63조원에 불과하다.

실제 현대차증권은 이날 네이버의 목표주가를 45만원에서 50만원으로 상향했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네이버 쇼핑부문은 외형 측면에서 쿠팡과 1위를 다투는 사업자로서, 자체 배송망 부재에 따른 쿠팡 대비 할인을 가정하더라도 네이버쇼핑 평가증가액은 최소 6조~최대 18조원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지원 교보증권 연구원도 이날 보고서를 통해 "쿠팡의 상장으로 한국 이커머스 시장의 높은 경쟁 강도를 뚫고 시장 성장을 능가하는 성장률을 보여주는 상위 사업자에 대한 투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국내 2위 이커머스 사업자인 쿠팡이 향후 성장성을 인정받아 뉴욕증권거래소 상장에 성공하면, 국내 1위 사업자인 네이버 쇼핑 또한 재평가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쿠팡 상장이 네이버 가치를 위협하지 않는 또 다른 이유로는 네이버 주력 사업모델이 쿠팡과 차별화점을 갖췄다는 점이 꼽힌다. 쿠팡이 강력한 배송경쟁력을 바탕으로 직매입 방식의 판매를 강화하고 나머지 오픈마켓 방식은 '쇼핑의 관문'을 점령한 네이버가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분석되고 있다.

IT 업계 관계자는 "사람들이 쿠팡을 쓰는 이유는 직매인 상품을 빠르게 배달해 주기 때문인 이유가 가장 큰데 네이버는 최저가 검색, 중소상공인을 연결하는 오픈마켓으로 쿠팡과 차별화된 사업 모델을 구축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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