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전문건설업계 "종합·전문건설 업역 규제 폐지…불공정 입찰 빈번"

국토부, 건산법 시행령 개정 추진…자율성 침해 '관치 금융'
전문건설協, 11만3천명 서명 탄원서 1월26일 국토부 제출
"정부의 불통 전략이 약자인 중소건설사 존립기반 약화"

URL복사

 

[파이낸셜데일리 강철규 기자]  올해부터 공공부문의 종합·전문건설업 간 상호시장 진출이 허용된 가운데, 전문건설업계가 불공정한 입찰 사례와 불합리한 발주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26일 대한전문건설협회(전건협)에 따르면, 전문건설업체에게 종합공사 입찰을 허용하면서도 과도하게 많은 수의 전문업종 등록을 요구하는 사례가 빈번하고, 오는 2023년 말까지 유예된 2억원 미만 전문공사에 참여 불가능한 종합업체까지 참여하도록 하는 등 법 취지에 맞는 않은 발주 사례가 발생했다.

전건협은 "올해부터 공공공사에 종합건설업과 전문건설업의 상호시장 진출이 허용되면서 전문건설업계는 불합리한 발주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며 "당초 공정한 경쟁을 통해 산업 선진화라는 제도 취지가 사라지고, 발주 편의적 행태와 전문업체에 대한 무분별한 입찰참여 제한 등 부작용이 상당수 나타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국토교통부는 개정된 '건설산업기본법' 시행으로 올해 1월1일부터 공공기관이 발주하는 공사부터 종합건설업과 전문건설업 간 업역을 폐지하기로 했다. 그간 종합 건설업체는 종합공사만, 전문건설업체는 전문공사만 일감을 따낼 수 있었으나, 올해부터 상호 시장 진출이 허용됐다.

이에 2개 이상 전문업종을 등록한 건설사업자는 그 업종에 해당하는 전문공사로 구성된 종합공사를 원도급 받을 수 있다. 종합건설사업자도 전문공사에 대한 원·하도급을 2021년 공공공사, 2022년 민간공사 순으로 단계적으로 허용된다. 다만, 시장 진출 시 구비요건으로 상대 업종의 등록기준을 충족하고, 전부 직접 시공을 해야 한다.

전건협은 또 전문건설공제조합 개편 내용을 담은 국토교통부의 건설산업기본법 시행령 개정 추진에도 반발하고 있다. 전문건설사들이 출자한 자본으로 운영되는 전문 금융기관인 전문건설공제조합의 자율성을 침해하는 '관치 금융'이라는 게 전문건설업계의 판단이다.

국토부는 지난해 11월 조합원 운영위원회의 운영위원 참석 정수를 기존 13명에서 9명으로 축소하는 것을 비롯해 ▲운영위원 임기 기존 3년에서 1년으로 제한 ▲협회장의 당연직 운영위원 배제 및 선출직 운영위원 피선거권 박탈 ▲운영위원회 안건 상정 시 국토부에 사전 보고 등의 내용을 담은 건설산업기본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국토부는 지난 9일 건설산업혁신위원회를 열고, 종합건설·전문건설·기계설비 등 3개 공제조합의 경영혁신 방안 및 운영위원회 개편방안을 확정했다. 논란이 컸던 운영위원회의 조합원 운영위원은 직접·무기명 투표로 선출토록 의무화했다.

특히 협회장만 당연직 운영위원을 유지 시 다수·소수출자자, 비회원사, 지역대표 등과 형평성 논란이 있을 수 있다는 이유로 협회장의 당연직 규정을 삭제했다. 다만, 협회장은 선출을 통해 운영위원이 되도록 했다. 또 집행을 맡는 이사장은 운영위의 감독대상이라는 이유로 협회장과 마찬가지로 당연직 운영위원회에 제외했다.

이에 대해 전문건설업계는 "전문건설공제조합을 관치 금융화하기 위한 것일 뿐 어떠한 명분도 실리도 없다"며 "절차적으로나 내용상으로나 중대한 하자가 있기 때문에 개정안을 즉시 철회해 달라"고 요구했다.

전문건설업계 대표자로 구성된 '건설산업기본법 시행령 개정 저지 전문건설업계 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 1월6일 건설산업기본법령 개정안 입법 예고 철회를 요구하는 내용의 탄원서 5만7356부를 청와대와 국토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위원 등에 제출했다.

전문건설업계는 또 건설산업정보센터(KISCON)에 유지보수공사의 실적관리를 맡기려는 국토부의 구상에 대해 철회를 요구하고 나섰다. 전문건설사 종사자들에게 혼란을 초래하고 행정 부담만 유발한다는 이유에서다.

유지보수공사 실적관리는 1990년대 중반부터 대한전문건설협회와 대한건설협회 등 소관 협회가 맡아오던 위탁업무다. 정부는 '유지보수공사 실적신고' 업무만 사실상 국토부 산하기관인 건설산업정보센터로 이관키로 하고, 최근 행정예고까지 마쳤다.

이에 대해 대한전문건설협회 중앙회는 전문건설인 11만3000여명이 동참한 '유지보수 공사의 실적관리 이관 철회' 탄원서를 지난 1월26일 국토부에 제출했다.

이들은 탄원서에서 유지보수 실적관리가 이관되면 ▲예산낭비와 업체불편 가중 ▲공사대장 통보제도 확대로 인한 건설사업자의 과태료 부담 및 행정부담 증가 ▲신축과 유지보수공사 구분에 따른 새로운 칸막이 형성 등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전문건설업계 관계자는 "준비가 부족한 행정, 정부주도의 관치화 정책 등 문재인 정부의 불통 전략이 보호해야 할 약자인 중소건설업체들의 존립기반을 약화시키고 건설업계의 시장질서를 흔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