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주린이 농락하는 불법 리딩방, 전문가 사칭도 급증

유명인 이름과 사진 등 도용해 유인
경찰 신고 어려운 점 이용
금감원도 행정 제재 어려워

 

[파이낸셜데일리 송지수 기자]  주식시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자 주린이(주식+어린이)를 타겟팅한 리딩방이 속출하고 있다. 작전 종목, 급등 종목을 알켜주겠다며 유인한 뒤 이용료를 받아내는 사기이다. 특히 최근에는 주식시장의 유명한 전문가들을 사칭하며 채널을 개설하는 등의 사기기법도 횡횡하고 있다.

이는 신고되지 않은 유사투자자문업체에 대한 처벌이 쉽지 않은 점을 이용하는 것이다. 금융감독원이 행정 제재를 할 수 있는 권한이 없고 사칭을 당한 피해자들도 신고가 마땅치 않아 불법사례가 끊이지 않고 있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유명 애널리스트, 자본시장 전문가 등을 사칭하는 카카오톡 채널이 횡행하고 있다. 지난해 존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를 사칭하는 채널들이 대거 만들어진데 이어 염승환 이베스트투자증권 부장,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 등을 사칭하는 채널까지 만들어진 것이다.

이들은 당당하게 주식상담을 해주고 있고, 리딩방도 운영하고 있다며 투자자들을 유인하고 있다. 유명인을 사칭해서 투자자를 모은 후 무료 리딩방에 급등이 있었던 종목을 소개한 후 보다 빨리 정보를 받길 원한다면 유료리딩방으로 올 것을 권하는 방식이다.

특히 이용료를 많이 낼수록 더 고급 정보를 얻을 수 있다며 거액을 요구하기도 한다. 하지만 손실이 발생하면 잠적하거나 다른 채널을 개설해 다시 활동하는 사기 행각을 벌이고 있다.

이처럼 유명인을 사칭해가며 리딩방을 하고 있는 것은 사칭을 당한 피해자들이 신고하기 어려운 환경이기 때문이다.

최근 사칭으로 경찰서에 신고를 했던 한 관계자는 "사칭으로 인해 금전적인 피해를 받은게 아니라 명의 도용에 따른 초상권 침해라 경찰이 해줄 수 있는 게 없다는 답변을 들었다"면서 "오히려 경찰이 고소장 낸 것을 취소해 줄 것을 권했다"고 전했다.

이어 "카카오 측에도 관련 채널을 취소시켜달라고 요구했지만 아직도 해당 채널이 버젓이 활동하고 있다"며 "상황을 알면서도 지켜봐야 해 굉장히 곤혹스럽다"고 덧붙였다.

사칭 피해를 당했던 다른 애널리스트도 "피해자가 발생해야만 법적인 신고가 가능해지고 또 대부분이 중국에서 이뤄지고 있는 불법 리딩방이라 잡기도 어렵다"며 "투자자들에게 계속해서 안내를 하는 것 외에는 방도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카카오톡 채널 오픈 플랫폼 개설이 쉬운점도 사칭 채널 증가의 영향을 주고 있다. 카카오톡 채널은 메일주소만 있으면 만들 수 있다. 또 신고가 들어온 후 채널이 없어지면 다른 유명인의 사진과 이름을 도용하고 채널을 개설하는 행태도 이어지고 있다.

이에 금융감독원이 불법 리딩방을 점검하기 위해 암행에 지속적으로 나서고 있지만 이 또한 한계가 있다. 금감원이 점검하고 처벌할 수 있는 대상은 금융당국에 신고한 유사투자자문업체들 뿐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금감원이 일제점검, 암행점검 등 수시로 색출에 나서고 있으나 대상이 유사투자자문업자로 신고가 돼 있는 업체들로 한정돼 있다"며 "불법 리딩방은 유사투자자문업체 뿐만 아니라 일반인들도 할 수 있는데, 일반인의 불법 리딩방은 경찰이나 검찰의 영역"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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