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올라가는 환율에 웃는 서학개미

달러 강세에 환차익 보는 해외주식 투자자 늘어
외화증권 보관잔액 이달 들어 5조원 규모 빠져
환율 상승세 지속 전망에 투자 상위종목은 추가 매수세

  • 등록 2021.12.22 15:44:47

 

 

[파이낸셜데일리 송지수 기자]  글로벌 중앙은행들의 긴축 속도가 빨라지면서 대표적 안전 자산인 달러의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 일찌감치 해외주식을 사들여 원·달러 환율 상승에 따른 환차익을 얻는 개인투자자도 늘어나는 추세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연초 1080원대였던 원·달러 환율은 현재 1190원을 넘어섰다. 내년에는 1200원 중반대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내년 상반기 금리 인상을 가시화하면서 환율 상승에 불을 지폈다. 연준은 최근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종료 시점을 내년 3월로 앞당기고 금리도 세 차례가량 올리겠다는 구상을 밝힌 바 있다.

이에 각국 중앙은행이 긴축을 가속화한 가운데 코로나19 변이바이러스인 오미크론까지 확산되면서 안전 자산인 달러로 자금이 몰리는 중이다. 글로벌 인플레이션(지속적인 물가상승) 압박도 달러 강세 요인으로 꼽힌다.

환율이 올라갈수록 일찌감치 해외주식을 사들인 개인투자자들이 얻는 환차익도 커지고 있다. 해외주식에 투자한 서학개미들 사이에서는 달러 강세에 발맞춰 보유 주식을 처분하는 움직임이 분주하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서학개미들의 해외주식 보관잔액은 이달 1일 1015억5800만 달러에서 20일 974억8400만 달러 규모로 약 40억7400만 달러 감소했다. 환율이 상승하면서 기존에 보유한 해외주식 처분을 통해 환차익을 노린 투자자가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다른 한편으로는 지속적인 환율 상승 전망에 기대해 미국 증시 약세장 속에서 추가 매수에 들어간 움직임도 눈에 띈다. 전체 해외주식 보관액은 감소하는 가운데 투자 상위 미국 종목들은 순매수세가 이어지고 있다.

최근 한 달간(11월22일~12월21일) 서학개미들은 테슬라 주식 13억9105만 달러어치를 더 사들였다. 엔비디아는 4억2844만 달러 순매수로 뒤를 이었다.

나스닥100 지수를 3배로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인 PROSHARES ULTRAPRO QQQ ETF에는 3억3737만 달러의 자금이 몰렸다. 이어 ▲루시드그룹 1억8821만 달러 ▲애플 1억5333만 달러 ▲마이크로소프트 1억5248만 달러 등을 바구니에 담았다.

업계에서는 환율 상승세가 내년 상반기까지 지속될 것이라는 관측과 지금이 고점이라는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이 가운데 한국과 미국의 통화스와프 종료가 향후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2008년 금융위기 당시 한국은행은 연준과 300억 달러 규모의 통화스와프 계약을 체결하고 2010년 2월1일 계약을 종료했다. 이후 환율은 2월1일 1169원에서 4월26일 1103원으로 하락하며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5월초부터 그리스에서 촉발된 유로존 재정위기로 환율은 6월10일 1251원으로 전 저점대비 13.3% 급등한 바 있다.

이다은 대신증권 연구원은 "신흥국발 부채 리스크는 유로존 재정위기 때와 같이 블랙스완(예상치 못한 위기)이 될 가능성이 존재한다"며 "금융위기 때를 감안했을 때 신흥국 부채가 블랙스완이 될 경우 한미 통화스와프 계약이 만료된 상황에서 양호한 한국 금융시장의 건전성만으로 원달러 환율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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