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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창력·미모·의식 3박자 모두 갖춘 여자 파페라스타의 대명사 '이사벨'

"바빠졌다기보다는 약간 인지도가 생겼어요. 전에는 모르는 분들이 많았는데 지금은 팝페라가수 이사벨이라고 하면 알아보죠. 참 기뻐요. 호호호."

1년 만에 만난 팝페라 가수 이사벨은 무럭무럭 자라나 있었다. 임형주·임태경 등 소수의 남성 팝페라가수 외에는 전무하다시피한 팝페라 시장의 외연을 점차 넓히고 있다.

임형주는 지난해 이사벨에 대해 "요즘 주목하고 있는 가수"라면서 "고음을 부드럽고 유연하게 잘 소화하고 비주얼도 훌륭하다. 여성 팝페라의 파이를 가져갈 수 있는 분 같다"고 말했다. 이사벨은 "임형주씨는 팝페라를 대중화시킨 주인공이며, 대한민국 팝페라의 선구자"라고 화답하기도 했다.

작년 이승기·수지 주연 MBC TV 드라마 '구가의 서' OST '마이 에덴'(MY EDEN·내안의 낙원)을 부른 점이 지명도 상승의 발판이 됐다. "특히, 해외 팬들의 뜨거운 반응이 피부로 느껴져요. 외국 분들이 제 트위터 팔로워 신청을 많이 하더라고요. '마이 에덴'은 평생 부를 것 같아요."

이사벨은 촉망 받은 성악가 출신이다. 중학교 때 미국으로 가 보스턴 뉴잉글랜드 음대 성악과를 졸업했다. 이후 오페라에게 흥미를 느껴 보스턴음대 대학원에서 오페라과 석사학위를 받았다. 북아메리카에서 두 번째로 큰 샌프란시스코 오페라단에서 활약하며 '나비부인' '라 트라비아타' '라보엠' 등의 오페라에 출연했다.

그러다가 전환기를 맞이했다. 수백 대 1의 경쟁을 뚫고 미국 첫 팝페라 그룹으로 알려진 '윈(WIN)'에 합류하게 됐다. 휘트니 휴스턴, 세라 브라이트먼 등의 스승인 윌리엄 라일리를 1년간 사사하기도 했다. 5년 전 귀국, 본래 꿈인 성악가에서 팝페라가수로 전향했다. 그리고 지난 2월 마침내 팝페라가수로서 첫 콘서트를 열었다.

클래식 오페라를 비롯해 다양한 장르를 들려준 이 콘서트에서 이사벨은 큰 호응을 얻었다. 특히 '한국 헤비메탈의 전설'로 통하는 밴드 '디아블로'와 협연은 록페스티벌 못지 않은 반응을 이끌어냈다. "팝페라 공연에서 청중이 이렇게 소리를 지르는 건 처음 봤어요"라며 눈을 동그랗게 떴다.

이에 힘 입어 이사벨은 디아블로와 협업을 지속하기로 했다. 이달 말 합동 쇼케이스를 열고 신곡 등이 담긴 앨범을 낼 계획이다. 록페라에 관심이 있었다는 그녀는 클래식 등 다양한 사운드를 혼합한 미국의 5인 혼성 뉴 메탈 밴드 '에반에센스' 같은 음악을 들려주고 싶다는 마음이다.

이사벨은 구세군 자선냄비 옆에서 노래하는 '길거리 공연'으로도 유명하다. 구세군 역사상 프로페셔널이 거리 공연에 나서는 경우는 이사벨이 처음인 것으로 전해진다. 한국으로 돌아온 2008년 12월, 서울의 숱한 노숙자들에게 충격을 받은 뒤 '노래하는 사람'으로서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가를 찾다가 행한 일이다.

최근 이 선행이 미국으로 퍼져나갈 호재를 만났다. 세계적 유기농 곡물 제조사 밥스 레드밀(BOB'S RED MILL)의 밥 무어(85) 회장과 27일 광화문에서 자선냄비 거리모금 음악회를 재현하기로 했다.

20년간 미국 생산 1위를 유지하며 66개국에 수출하는 글로벌 기업인 밥스레드밀의 무어 회장은 이사벨이 매년 추위를 마다않고 거리에서 구세군 자선냄비 모금 공연을 하는 유튜브 영상을 본 뒤 그녀를 만나고자 결심했다. "무어 회장님이 바이올린과 피아노 연주를 꽤 하신대요. 같이 협연하며 또 다른 꿈을 만들어나가고 싶어요."

이사벨은 오래 전부터 계획해온 팝페라의 세계 진출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한류드라마의 붐이 다시 불고 있는 중국의 문을 두드린다. "더 넓은 시장에서 더 많은 팬을 만나고 싶은 마음"이다.

그녀의 스케줄은 촘촘하다. 그럼에도 5월7일 오후 7시30분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리는 '2014 뉴시스 공감콘서트, 네번째 봄'에 출연한다. 새터민, 다문화가정을 위한 이번 콘서트가 자신의 마음에 와닿았기 때문이다.

'마이 에덴'과 엔리오 모리코네의 '시네마 파라디소'를 부르는 이사벨은 "미국에서 생활할 때 피부색이 달라 고생을 많이 했거든요. 제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노래가 그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위로를 안겼으면 좋겠어요"라고 바랐다.

그녀는 이날 자신의 대표곡인 '포 더 피스(For the Peace)'도 부른다. "박근혜 대통령이 통일을 강조하고, 교황님이 한반도에 오는 이때 평화를 노래하는 것도 의미있는 일"이라는 판단이다.

무엇보다 이날 국내에서 1000만 관객을 끌어모은 디즈니 뮤지컬 애니메이션 '겨울왕국'의 타이틀곡 '렛 잇 고'를 앙코르곡으로 들려주는 무대가 하이라이트다. 가창력으로 내로라하는 그녀의 폭발적인 에너지가 기대를 모은다. "엘사가 된 기분으로 부르려고요. 남녀노소,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셨으면 좋겠어요."

한편, '뉴시스 공감 콘서트, 네번째 봄'에는 소프라노 서활란, 가수 이용과 홍경민, 전자바이올리니스트 유진 박, 오케스트라 아시안 클래시컬 플레이어스 등이 출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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