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데일리 이정수] 국내 제약사 대웅제약이 통증 없는 성장호르몬 마이크로니들(미세바늘) 임상 1상에 나선다.
대웅제약은 인성장호르몬 용해성 마이크로니들 패치 임상 1상의 IND(임상시험계획) 승인을 획득했다고 10일 밝혔다. 이번 승인은 생물의약품 용해성 마이크로니들이 임상 1상 계획을 승인받은 국내 최초 사례다.
인성장호르몬은 왜소증 등 성장호르몬이 결핍돼 나타나는 질병을 치료하기 위한 필수 약물이다. 만성적인 질환이기 때문에 장기간의 투약이 필요하지만 성장호르몬과 같은 물질은 분자의 크기가 커 피하 주사 형태의 주사제로만 개발이 가능했다.
그러나 피하 주사 제제는 환자에게 지속적인 불편함과 통증을 유발할 뿐만 아니라 복약 순응도를 낮춰 치료 효과를 감소시키는 단점이 있다. 소아·청소년 환자들 대다수는 주사 바늘에 대한 공포를 갖고 있다.
이에 대웅제약은 성장호르몬을 용해성 마이크로니들 패치에 탑재하는 방식을 개발 중이다. 대웅제약의 용해성 마이크로니들 패치는 가로 세로 1㎝ 면적 안에 약 100개의 미세한 바늘로 이루어진 패치로, 피부에 부착해 투약할 수 있어 환자들의 편의성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다.
이번 임상 승인을 발판으로 대웅제약은 GLP-1(글루카곤유사펩타이드-1) 유사체 성분의 비만 치료제 용해성 마이크로니들 패치 등 다양한 제품군으로 임상 개발을 확대할 계획이다.
대웅제약의 용해성 마이크로니들 패치는 대웅의 자회사 대웅테라퓨틱스가 자체 개발한 ‘클로팜’(CLOPAM) 특허 기술이 적용됐다. 클로팜은 국내에서 총 23건의 특허를 출원했으며, 이 중 5건이 등록돼 독자적인 연구개발 역량을 입증하고 있다. 또 국제적으로도 6건의 특허를 출원하며 글로벌 시장에서의 기술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용해성 마이크로니들 패치는 생산 및 유통 과정에서 수분에 의해 형태와 기능이 변질될 우려가 있다. 대웅제약은 액체 상태의 용액을 고체 바늘 형태로 제조하는 과정에서 가압건조 공정을 적용해 약물을 바늘 끝부분으로 배치하고, 패치가 피부에 부착되기 전까지 완전 밀봉해 안정적인 품질과 일관된 약물 전달 효과를 유지할 수 있도록 했다.
이번 임상 1상은 인성장호르몬 용해성 마이크로니들 패치와 피하 주사 제제인 ‘케어트로핀카트리지주’를 비교해 안전성과 약동·약력학적 특성을 평가하게 된다. 이번 임상을 통해 피하 주사제와 동등한 수준의 약물 흡수율을 확보함으로써 용해성 마이크로니들 패치의 상용화 가능성을 확인할 예정이다.
또 현재 성인 적응증으로만 허가된 인성장호르몬 제품을 소아 적응증으로 확대해 국내 성장호르몬 시장에서의 점유율을 두 배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박성수 대웅제약 대표는 “약물 개발을 넘어 환자 복약 순응도와 편의성을 대폭 개선하는 혁신적인 투여 경로 플랫폼을 개발해 미래 의약품 시장을 선도하고, 국민 건강을 위한 최상의 의약품을 제공하는 데 앞장서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