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데일리 송지수]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82조원을 투자해 성장시킬 인공지능(AI) 사업과 관련해 "데이터 센터 부품부터 총망라해 가능한 효율적이고 기능이 좋은 데이터 센터 에너지 솔루션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최 회장은 전날 울산 울주 울산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울산포럼에 참석한 뒤 취재진과 만나 "반도체 부문에 투자돼야 하는 것이 있고, AI 애플리케이션을 만드는 것도 상당히 중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최 회장은 SK이노베이션과 SK E&S의 합병에 대해 "신에너지부터 현재 에너지까지 전부 총망라할 것"이라며 "서로 마찰이 없고 힘을 합쳐 잘 나갈 수 있도록 하는 협업이 잘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SK이노베이션과 SK E&S는 지난달 27일 임시 주주총회를 통해 합병안을 가결했다. 마지막 변수로 여겨졌던 주식 매수 청구권 행사도 회사가 제시한 8000억원에 못 미치는 3300억원에 그쳤다. 합병 법인은 오는 11월1일 출범한다.
울산포럼에 대해서는 "울산에 많은 사람들이 일을 하고 있고, 이곳을 토대로 SK의 발전이 있었다"며 "상시 협의체가 구성이 되면 좋겠다"고 전했다.
최 회장은 포럼 중 참석자의 질문에 대답하며 AI에 대해 "(울산 산업) 단지 내 데이터를 모아서 함께 사용하려는 시도가 없다면 효과적이지 못할 수 있다"며 고품질의 데이터를 모아 활용할 수 있는 협력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이어 "이제는 인터넷을 안 쓰는 사람이 없다. 사람의 모든 생활과 사업이 (인터넷으로) 연결되어 있다. AI도 그렇게 될 것이다"며 "많은 제조기업이 20~30년 내 AI의 상품을 파는 회사로 바뀔 수 있을 정도"라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울산 산업이 문화와 함께 발전하는 방안의 한 예로 "석유 수요가 떨어지면 (정유·화학에서 사용된) 탱크가 필요 없어진다. 이 탱크를 컨버스로 삼을 수 있고, 도서관, 오페라 하우스로 만들면 '울산만의' 문화 시설이 된다"고 제안했다.
올해로 3회를 맞은 울산포럼은 SK그룹 최초 지역포럼이다. 최 회장은 2022년 포럼을 시작한 이후 매해 참석해 지방자치단체, 울산상공회의소, 학계, 울산 소재 기업들과 소통하고 있다.
이번 울산포럼의 주제는 '피보팅 울산'이다. AI 기술을 통해 제조업의 변화를 모색했다. SK를 비롯해 포스코, 현대자동차, HD한국조선해양이 산업 현장에 AI를 적용한 사례를 제시했다.
정창훈 SK에너지 담당은 울산 내 AI 스타트업과 협업해 개발한 설비 자동 검사 진단 모델을 공개했다. SK에너지가 축적된 데이터를 제공하고, AI 스타트업이 실제 현장에 적용 가능한 기술을 개발한 사례다.
포스코에서는 정규호 상무가 딥러닝 AI를 활용한 고로 조업 자동 제어 사례를 소개했다. 채규일 HD한국조선해양 상무는 협동 로봇을 활용한 생산 자동화 실현 방법을 전했다.
최영태 현대자동차 상무는 싱가포르에 최근 준공한 스마트 공장(HMGICS)을 소개했다. 부품 하역, 운송, 창고 저장, 피킹 공정이 모두 자동화 되어 있다. 제조 부분도 셀 공정을 도입해 자동화 시스템을 구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