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데일리 강철규] 지난달 국내 생산과 소비가 증가 전환했지만 투자가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제조업을 포함한 광공업 생산이 12개월 만에 최대 증가폭을 기록하며 생산 증가를 이끌었고 소매판매는 1년 6개월 만에 가장 큰 증가폭을 기록했다.
다만 현재 경기상황을 보여주는 동행 종합지수 순환변동치의 감소세가 6개월 연속 이어지는가 하면 설비투자와 건설기성 등 투자 지표가 하락세를 보였다.
정부는 내수의 경우 설비투자 회복이 가시화되는 가운데 서비스업이 숙박음식(4.4%) 증가 등 개선흐름을 지속하고 소매판매가 반등했지만 건설업은 감소하는 등 부문별 회복속도 차이가 이어졌다고 평가했다.
통계청이 30일 발표한 '2024년 8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全)산업 생산(계절조정지수·농림어업 제외)은 전월 보다 1.2% 증가했다.
전산업 생산은 지난해 8월(1.8%), 9월(0.8%) 증가하다 10월(-0.7%) 감소한 이후 11월(0.3%), 12월(0.4%), 올해 1월(0.3%), 2월(1.3%) 4개월 연속 소폭 증가했지만 3월 2.3% 감소 전환했다.
4월(1.4%)에 증가한 이후 5월(-0.8%), 6월(-0.1%), 7월(-0.6%) 모두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이후 4개월만에 증가로 돌아선 것이다.
공미숙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지난달 광공업이 전반적으로 좋았고 서비스업도 3개월 연속 늘고 있다"며 "여전히 자동차, 반도체 중심으로 해서 제조업이 굉장히 좋은 상황이고 서비스업도 견조하게 상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통신·방송장비(-7.1%), 정보통신(-4.3%) 등에서 생산이 줄었으나 자동차(22.7%) 등에서 생산이 늘어난 것이 배경으로 작용했다.
공미숙 심의관은 "자동차의 경우 7월에 파업, 설비조정, 공사 등으로 기저효과도 작용해 큰 폭으로 증가했다"고 부연했다.
제조업을 포함한 광공업 생산은 전월보다 4.1% 증가했고, 서비스업 생산도 0.2% 늘었다. 제조업 생산은 통신·방송장비, 전자부품 등에서 줄었으나 자동차, 반도체 등에서 늘어 전월대비 4.1% 증가했다.
광공업과 제조업 생산 증가폭 모두 2023년 8월 각각 5.4%, 5.6% 이후 12개월 만에 최대 수치다. 반도체의 경우 전월보다는 6.0% 증가했고, 전년 동기 대비로는 10.3% 늘었다.
제조업 출하는 전자부품(-3.9%), 의료정밀과학(-3.3%) 등에서 줄었으나 자동차(18.0%), 석유정제(11.2%), 반도체(7.6%) 등에서 늘어 전월 대비 5.7% 증가했다.
제조업 재고는 석유정제(-4.4%), 화학제품(-1.1%) 등에서 줄었으나 통신·방송장비(27.5%), 전자부품(12.4%) 등에서 늘어 전월대비 1.4% 증가했다.
제조업의 재고/출하 비율(재고율)은 110.5%로 전월대비 4.6%포인트(p) 하락했다.
소비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는 전월보다 1.7% 증가했다.
지난해 12월(0.5%), 1월(1.0%) 2개월 연속 증가하다 2월 3.2% 감소했지만 3월 1.1% 증가하며 한 달 만에 다시 증가세를 회복했다.
이후 4월(-0.6%) 감소 전환 후 5월(-0.2%)까지 2개월 연속 감소세를 지속했고 6월(0.9%) 증가전환에 성공했지만 7월 다시 2.0% 감소했다. 이후 한 달만에 증가 전환한 것이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 판매가 1.3% 늘었지만 승용차 등 내구재(-4.1%), 의복 등 준내구재(-5.4%)에서 판매가 줄어 1.3% 감소했다.
반면 기업이 미래에 대비해 기계·설비를 사는 설비투자는 전월 대비 5.4% 감소했다.
설비투자는 지난 3월 5.6% 감소한 후 4월에는 1.6% 증가했다가 5월엔 다시 3.6% 감소했다. 그러다 6월 3.5% 오르며 증가 전환한 후 7월에는 항공기 수입 등 운송장비 투자가 49.3% 크게 늘면서 10.2% 증가했다.
이에 따른 기저효과가 작용해 3개월 만에 감소 전환한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 등 운송장비(-15.4%) 및 반도체제조용 기계 등 기계류(-1.0%)에서 투자가 모두 줄었다.
이미 이뤄진 공사 실적을 나타내는 건설기성(불변)은 토목(2.4%)에서 공사실적이 늘었으나 건축(-2.4%)에서 줄어 전월 대비 1.2% 감소했다.
공 심의관은 "소비가 플러스로 들어선게 특징"이라며 "설비투자는 운송장비의 경우 지난달 항공기 도입으로 큰 폭 증가해 기저효과로 감소했고 건설기성은 몇 개월 그다지 좋지 않은 모습이 진행되고 있다고 판단한다"고 전했다.
현재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동행 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0.1포인트(p) 감소했고 앞으로의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선행 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0.1p 하락했다.
동행 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6개월 연속 하락해 2018년 7월부터 12월까지 하락세를 이어간 이후 5년8개월 만에 최장 기간 하락 중이다.
공 심의관은 "동행지수가 6개월 째 마이너스이긴 한데 구성지표가 좋아지는 모습으로 하락폭은 감소했다"며 "선행지수는 지난해 5월부터 플로스 또는 보합 정도로 상승 모습을 보이고 있어 동행지수가 따라갈 것으로 보기 때문에 향후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수출·제조업 중심 경기회복이 이어지고 있는 모습이지만 내수의 경우 부문별 회복속도 차이가 이어져 투자·건설·소비 등 부문별 맞춤형 정책 처방을 통해 내수 회복 가속화를 지원할 계획이다.
김귀범 기획재정부 경제분석과장은 "8월 산업활동은 그간 특이요인에서 벗어나 주요 생산부문이 개선되는 모습"이라며 "임시투자세액공제, 신축매입임대 11만호 공급 및 공공기관 투자 보강, 25조원 규모 소상공인 지원 등 민생안정 주요 정책과제를 속도감있게 추진하는 한편 투자·건설·소비 등 부문별 맞춤형 정책 처방을 통해 내수 회복 가속화를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