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데일리 송지수] 비트코인이 간밤 꿈의 가격대인 1억원을 넘겼다. 지난 4월 12일 이후 201일만에 1억100만원대도 뚫은 상태다. 미국 대선이 6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트럼프 트레이드(트럼프 당선 시 강세를 보일 자산에 투자하는 것)'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난 영향으로 분석된다.
30일 오전 8시50분 기준 비트코인은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에서 24시간 전보다 1.48% 오른 1억138만원을 기록했다.
같은 시각 업비트에서는 4.02% 상승한 1억132만원에 거래됐다. 가상자산 시황 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서는 24시간 전보다 4.01% 뛴 7만2702달러를 나타냈다.
알트코인 대장주 이더리움은 잠잠했다. 같은 시각 이더리움은 빗썸에서 0.52% 오른 367만원을, 업비트에서는 2.65% 뛴 367만원을 기록했다. 코인마켓캡에서는 2.80% 상승한 2637달러에 거래됐다.
이더리움은 비트코인을 제외한 나머지 대체 가상자산인 알트코인(얼터너티브 코인)이다. 시가총액은 비트코인에 이어 두 번째로 크다.
김치프리미엄은 0%대를 이어갔다. 김치프리미엄은 비트코인의 국내외 가격 차이를 뜻한다. 글로벌 가상자산 시황 비교 플랫폼 크라이프라이스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8분 기준 비트코인 김치프리미엄은 0.45%다.
시장은 비트코인이 6개월 만에 1억원을 탈환하면서 연일 들썩였다. 1억원은 비트코인 투자자에게 꿈으로 불리는 가격대다. 그 자체로 상징성이 있는 만큼 1억원 탈환 자체가 매수 심리를 자극할 수 있다.
1억원 탈환은 미국 대선을 앞두고 트럼프 트레이드가 견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비트코인이 이달 중순 이후 9000만원대를 넘기며 상승세를 띠기 시작한 시점도 트럼프 당선 가능성이 높아진 때다.
비트코인은 트럼프 트레이드 대표 수혜 자산으로 꼽힌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공식석상마다 가상자산에 대한 우호적 입장을 밝혀왔기 때문이다. 특히 앞서 그가 선거유세에서 "비트코인을 미국의 국가 전략 자산으로 비축하겠다"고 언급하면서 해당 기조는 더욱 짙어졌다.
이에 다음달 5일(현지시간) 열리는 미국 대선 이후 비트코인이 추가 랠리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비트파이넥스는 이날 보고서를 통해 "현재 트럼프 당선 가능성이 커지면서 비트코인 가격도 함께 상승하는 등 상관관계가 상당히 높아졌다"며 "매년 4분기마다 위험자산이 크게 상승하는 계절성 호재에 트럼프 트레이드 내러티브 등이 복합적으로 어우러진 현재는 비트코인이 폭발적으로 상승할 수 있는 상황에 가깝다"고 진단했다.
이어 "오는 미국 대선 이후 비트코인이 전고점을 돌파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해당 시기에 가격 변동성이 커지면서 흥미진진한 랠리가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시가총액(시총) 상위 10위권 알트코인 중에서는 도지코인이 연일 폭등했다. 도지파파(도지코인 아버지)로 불리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트럼프를 공개 지지한 가운데 그가 미국 내각에 합류할 가능성이 제시되면서다.
이날 오전 9시 코인마켓캡 기준 도지코인은 9.17% 급등했다. 주간 상승률 기준으로는 27.97%다. 알트코인 중에서는 가장 높은 수치다.
가상자산 전문 매체 워처구루는 이날 "머스크가 트럼프 후보의 승리 이후 미국 내각에 포함된다면 그간 애정을 드러냈던 도지코인이 수혜를 입을 것"이라며 "그가 보유 중인 것으로 알려진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등의 강세도 촉발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글로벌 가상자산 데이터 조사 업체 얼터너티브(Alternative)에서 집계하는 '공포·탐욕 지수'는 이날 77점을 기록하며 '극단적 탐욕(Extreme Greed)' 수준을 나타냈다. 전날(72·탐욕)보다 상승한 수치다. 해당 지수는 0에 가까울수록 극단적 공포를, 100에 가까울수록 극단적 낙관을 각각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