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이낸셜데일리 강철규] 미국 이민당국의 한국 근로자 단속으로 현대차와 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에서 한국인 기술 인력 수백 명이 철수하자, 조지아주 당국이 비상 대응에 나섰다.
핵심 장비 설치와 운영 교육이 중단될 위기에 처하면서 조지아주 경제개발 당국은 한국 기술자 복귀 방안을 서둘러 모색하는 모습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최근 팻 윌슨 조지아주 경제개발부 국장, 트립 톨리슨 사바나경제개발청장 등과 미국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에서 긴급 회동을 갖고 대책을 논의했다.
지난 11일(현지시간)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등 임원진이 미국 자동차 전문지 오토모티브뉴스 행사 참석을 위해 디트로이트를 찾았을 때 조지아주 정부 관계자와도 만나 대책을 협의한 것이다.
실제 톨리슨 청장은 최근 현지 언론 인터뷰에서 "한국 기술자들을 다시 데려오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며 "핵심 장비 설치와 교육은 한국 엔지니어들이 아니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배터리 셀 생산 장비와 관련해 세계적으로도 유일한 전문성을 갖춘 인력"이라며 "복귀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미국 이민 당국의 단속으로 귀국한 한국 인력은 현지에서 단기 체류 비자로 입국해 장비 설치와 운영 교육을 담당하던 엔지니어들이다.
배터리 공장 장비 설치에 필요한 핵심 기술이 이들에게 집중돼 있어 공장 가동 준비는 최소 2~3개월 지연될 전망이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대표이사도 "이번 사태로 합작 전기차 배터리 공장 건설이 최소 두세 달의 지연되는 것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다만 톨리슨 청장은 "주정부와 기업 모두 충격이 컸지만 프로젝트 자체는 흔들리지 않았다"며 "합작 투자와 지역 개발 계획은 여전히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HMGMA(현대차 메타플랜트 아메리카)와 협력업체를 포함해 현장에서만 3200명 이상이 고용돼 있으며, 배터리 합작법인 HL-GA까지 합치면 고용 효과는 더 커진다.
현대차는 장기적으로 현지 인력을 충분히 양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HMGMA는 이미 조지아주와 협력해 현지 교육센터를 설립하고 배터리와 전기차 생산에 필요한 전문 기술 인력을 양성하는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장기적으로는 미국 공장의 현지화가 정착돼야 안정적 운영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차는 이날 오후 11시(현지시간 18일 오전 10시) 미국 뉴욕에서 'CEO 인베스터 데이' 행사를 개최한다. 무뇨스 사장이 직접 무대에 올라 국내외 기관 투자자를 상대로 전동화와 소프트웨어 정의 차(SDV) 개발, 재무 등에 대해 설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