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이낸셜데일리 강철규] 21일(현지 시간) 선종한 프란치스코 교황의 유언장이 공개됐다. 교황은 별다른 장식 없이 바티칸 바깥 성당의 지하에 묻히기를 원했다고 한다.
바티칸뉴스가 공개한 유언장에 따르면 교황은 자신이 사후 안치될 장소로 이탈리아 로마 소재 산타 마리아 마조레 대성당 지하를 꼽았다. 통상 교황은 사후 바티칸 성베드로 대성당에 안치된다.
유언장은 삼위일체 기도와 함께 "내 속세의 삶에 황혼이 다가오는 것을 느낌에 따라, 영원한 생명에 대한 확고한 희망과 함께, 내 매장 장소에 대한 마지막 소망을 밝히고자 한다"라는 말로 시작한다.
교황은 이어 "무덤은 땅속에 있어야 한다"라며 "간단하게, 특별한 장식품 없이, 오직 '프란치스쿠스(Franciscus·프란치스코의 라틴어명)'라는 비명만 새겨 달라"라고 했다.
자신의 장례 비용은 기부자들이 제공한 금액으로 처리해 달라고 했다. 관련 지침은 롤란다스 마크리카스 추기경에게 미리 전달했다는 설명이다.
교황은 유언장에서 "나의 삶에 걸쳐, 그리고 사제이자 주교로서 사목(司牧)하는 동안 나는 언제나 주님의 어머니인 복되신 동정 마리아께 자신을 의탁했다"라고 삶을 회고했다.
이어 "나의 속세의 마지막 여정이 내가 언제나 사도 순방의 시작과 끝에 들렀던 이 고대 마리아 성당에서 끝나기를 희망한다"라고 했다.
교황은 아울러 "나를 사랑했고 계속 나를 위해 기도할 모든 이들에게 주님이 합당한 보상을 내리기를 기원한다"라며 "내 인생의 마지막 부분을 장식한 고통을 세계의 평화와 사람들 간의 우애를 위해 주님께 봉헌한다"라고 유언장을 끝맺었다.
보도에 따르면 해당 유언은 2022년 6월29일에 미리 작성한 것이다.
교황이 매장지로 꼽은 산타 마리아 마조레 대성당은 성 베드로 대성당, 성 요한 라테라노 대성당, 성 바오로 대성당과 함께 4대 대성전으로 꼽힌다. 성모 마리아에게 봉헌된 최초의 성당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