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시선 집중]'China Inside' 극복하려면... 일본 잡고, 중국 업고

"중국 내수용 제품은 통상 단가경쟁이다 보니 가격 경쟁력에서 우리나라 부품·소재가 중국산에 밀릴 수밖에 없죠. 그러나 기술력을 요구하는 제품은 다릅니다. 예전에는 일본이나 유럽을 찾았지만 지금은 한국으로 눈을 돌리고 있습니다."

중국 제품들이 한국산 부품·소재의 설 자리를 위협하고 있다. 이른바 차이나 인사이드(China Inside). 전문가들은 차이나 인사이드를 넘어서기 위해서는 부품소재 시장에서 선두를 차지하고 있는 일본의 기술력을 따라잡고 중국과는 협력 체제를 구축할 것을 조언했다.

3일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의 '소재·부품 무역패턴 변화의 명(明)과 암(暗)'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부품·소재 수출은 우리나라 전체 수출의 47.2%를 차지하며 주요 수출 산업으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소재·부품 분야 수출국 1위였던 중국이 수입에 있어서도 1위로 등극하는 등 기현상을 보이고 있다. 2007년부터 2012년까지 대중국 부품·소재 수출은 연평균 11.7%, 수입은 6.6% 증가했다. 중국 정부가 소재·부품 국산화 및 경쟁력 강화를 위해 집중적으로 육성정책을 펼치고 중국 내 자체 조달 비율도 늘고 있기 때문.

중국 정부는 업종별로 자국 부품·소재를 일정 비율 이상 사용하도록 목표치를 정해두고 있다. 모든 산업 분야에서 약 70~80% 이상씩은 중국에서 자국 부품·소재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실례로 자동차 부문에서 국산 부품을 40% 이상 쓰지 않으면 완성차 수입으로 간주해 관세를 부과한 적도 있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대(對)일본 무역수지는 여전히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 동기간 대일본 부품·소재 수출은 연평균 2.3%로 총수출 증가율(8.0%)에 크게 못 미쳤다. 반면 수입은 2.9%로 총수입 증가율(2.9%)을 다소 웃돌았다.

기술력으로 무장한 일본 부품·소재 시장과 싼 가격과 정부의 지원을 받고 있는 중국산 부품·소재 사이에서 한국은 어떤 자세를 취해야 할까.

전문가들은 한국이 일본의 자리를 대신하고 중국 기업과는 협력 체제를 구축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부품·소재는 단시간 내 기술력이 일정 수준 이상으로 올라오기 힘든 분야. 현재 중국산 제품이 가장 많이 사용되는 것은 수리용 범용부품 등 낮은 기술력이면 충분한 분야다.

높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내구성과 환경규제 기준을 충족해야 하는 제품은 여전히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주로 독일과 일본이 그 자리를 차지해 왔지만 중국 내 정서와 가격 대비 저렴한 가격 등을 고려해 최근 한국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기업이 많아졌다.

중국 최대 중장비건설기계 제조업체인 국영기업 종리엔종커(中联重科)도 지난해 코트라와 함께 한국 중장비기계부품 제조 기업 9곳과 구매 상담을 하는 등 한국 부품·소재기업에 관심을 표했다.

인정푸(殷正富) 종리엔종커 수석총재는 중국 내 관련 산업 회의에서 "앞으로 중국 건설중장비 기계산업은 산업구조조정이 필요하며 이를 위한 고급 기술, 고급 인력에 대한 수요가 높다"라며 "중국기업들도 외국기업과의 설비·기술 수입을 통한 교류를 확대하고 필요하면 적극적인 인수합병을 추진하는 등의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밝히기도 했다.

조철 산업연구원 국제협력실장은 "현재 중국 기업도 변화하는 소비자의 요구에 부응해 제품의 품질 고급화를 추진하고 있다"며 "이러한 요구에 중국 자체 부품소재기업이 대응하기란 쉽지 않고 기술력과 부품단가 등을 고려하면 한국 업체가 적합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월한 품질 수준을 유지해 중국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중국 내 새로운 가치사슬 형성해야 한다"며 "차이나 인사이드가 발생하는 부품·소재군과 한국제품을 필요로 하는 분야를 잘 선별해 그 기회를 누가 많이 가져가느냐에 따라 누가 시장을 선도할 것인지 판가름이 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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