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거둔 좋은 실적으로 모든 사람들이 SK하이닉스를 높게 평가하고 있지만 2014년을 맞는 제 머리 속에는 다시 '위기'라는 단어가 먼저 떠오릅니다."
박성욱 SK하이닉스 사장은 올 한해를 '위기'이자 '기회'로 보고 있다.
그는 "올해는 절대적 위기이기도 하고 역사적인 기회이기도 하다"며 "수익성과 질적 성장, 새로운 미래 준비 등 이 모든 것은 병립하기 어려운 도전적인 목표지만 우리 모두가 도전하고 또 도전할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시장을 깜짝 놀라게 했다. 지난해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사상 최고 실적 행진을 이어간 것.
10년 이상 채권단 관리를 받으며 설움을 겪었던 하이닉스가 'SK'라는 새 주인을 찾은 지 불과 1년6개월 만에 '대반전'을 이뤄냈다는 평가다.
SK하이닉스의 '역전의 힘'은 투자에 있다. 10년 넘게 중단됐던 투자가 2012년 2월 SK그룹으로 편입된 이후 재개됐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지시에 따라 2012년 한 해에만 무려 3조8500억원을 투자에 쏟아부었고, 이탈리아 아이디어플래시, 미국 LAMD등을 차례로 인수하며 기술 경쟁력도 높여나갔다.
올해부터는 2년간 1조8000억여원을 들여 경기 이천공장의 반도체 생산라인 증설에 나선다. 업계에서는 이 공장에 내년부터 8년간 15조원이 투자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박성욱 사장은 올해 D램의 2Y나노와 낸드플래시 10나노급 솔루션 제품에 승부수를 던질 채비다.
오랜 기간의 고통은 '수익성 분석'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새삼 일깨웠다. 하이닉스는 SK그룹이 인수하기 직전까지 3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2011년 3분기에만 영업손실은 2770억원에 달했다. 하지만 불과 2년여만에 흑자전환을 넘어 조 단위대 수익을 실현해 낸 것이다.
그는 "진정한 리더가 되려면 질적으로 성숙돼야 한다"며 "환경 안전 사고 제로화와 제조 부문에서의 수율 및 공정개선에 집중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SK하이닉스은 이제 '대반전'의 성과를 계속 이어나가야 할 무거운 과제를 안고 있다. 박성욱 사장의 2014년은 그래서 여전히 '도전의 행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