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철도민영화 저지시위, 본질은…네그리·하트 ‘공통체’

공통체 (안토니오 네그리·마이클 하트 지음 / 사월의책 펴냄)

‘공통체’는 ‘현존하는 가장 급진적인 학자이자 투사’로 통하는 정치철학자 안토니오 네그리와 마이클 하트가 함께 쓴 ‘제국 3부작’의 마지막 책이자 종합편이다. 앞서 두 사람은 새롭게 도래한 세계질서를 분석한 ‘제국’에서 민족과 국가를 초월한 전지구적 제국 권력이 낳을 파장을 경고했다. 후속작 ‘다중’에서는 네트워크적인 제국화가 오히려 그에 대항하는 다중을 탄생시킨다고 분석했다.

‘공통체’는 이런 문제의식을 더 확장한다. 다중이 만드는 대안적 사회의 모습을 제시하고자 한다. 자본의 사적인 지배와 국가의 공적인 통제에 맞서 모두에게 개방된 ‘공통적인 것’의 구성을 옹호한다.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민주주의의 가능성을 역설한다.

현재를 사유화(민영화)의 시대에서 공통적인 것(공공성)의 시대로 가는 전환기로 파악한다. 여기서 공통적인 것(the common)은 물, 토지, 철도, 의료, 미디어, 금융 같이 사회 전반에 걸쳐 모든 사람에게 개방되는 ‘공통적 부’다. 타인과의 상호작용으로 형성되는 네트워크 같은 ‘공통적 관계’를 포괄한다.

따라서 신자유주의적 세계화란 공통적인 것을 사유화하려 했던 시도이며 2008년 금융위기와 이후 계속된 세계적인 경기침체는 그 시도가 실패로 돌아갔음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주장한다. 그렇다면 자본의 사유화에 대한 치료제는 국가의 규제와 통제인가. 사유화와 국유화 또는 자본주의와 사회주의 사이에서 양자택일을 할 수밖에 없는가.

네그리와 하트는 양자택일을 사선으로 가로지르는 다중의 자율적인 행동이야말로 공통적인 것을 복원하고 만들어가는 힘이라고 말한다. 오늘날 사회적, 정치적 논란의 중심에는 공통적인 것이 있고, 이는 공공성과 민주주의의 문제를 새롭게 제기한다는 것이다. 2013년 연말 뜨거운 감자였던 한국의 철도 민영화에 대한 저지운동이 그 예일 것이다.

‘공통적인 것’은 ‘더 커먼(the common)’의 번역어다. ‘모든 것이 모두에게 직접적으로 열려 있음’을 뜻한다. 자본주의 체제는 15세기 인클로저 운동과 함께 ‘공유지’(the commons)를 사유화하면서 처음 출발했다. 당시 ‘공통적 부를 기반으로 한 사회적 삶’을 뜻한 단어 ‘공통체’(commonwealth)를 차용, 단순히 ‘국가’를 가리키는 말로 바꿔버렸다. 네그리와 하트는 ‘카먼웰스(commonwealth)’를 본뜻인 ‘공통체’로 사용하고자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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