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CES 2014]"구부렸다, 폈다"…삼성·LG '가변형 UHD TV' 두고 불꽃경쟁

6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진행된 삼성전자와 LG전자의 프레스 컨퍼런스 현장. 리모콘 버튼을 누르자 곡면(커브드) 모양을 하고 있던 대형 디스플레이가 서서히 평평한 모습으로 변신한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7~10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 2014'에서 가변형 초고화질 TV(UHD TV)를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가변형 TV'란 화면곡률을 사용자가 원하는 각도로 휘어질 수 있도록 만들어진 TV다. 이 같은 가변형 TV가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이날 화면이 자유자재로 바뀌는 모습이 시연되자 참석자들은 환호성을 지르며 놀라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두 회사가 이날 공개한 가변형 UHD TV는 모두 리모콘 버튼을 누르면 곡률이 조절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차이점이 있다.

먼저 삼성전자가 선보인 85인치 가변형 TV는 액정표시장치(LCD) 패널을 사용했다. LCD 패널은 자체적으로 빛을 낼 수 없기 때문에 패널 뒷면에 광원인 백라이트(BLU)를 달아야 한다. 따라서 백라이트 등 주요 부품까지 휘게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기술적으로 복잡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기술적 난이도가 높은 LCD 패널로 가변형 TV를 공개한 것은 높은 기술력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삼성전자측은 자신하고 있다.

반면 LG전자가 공개한 77인치 가변형 UHD TV는 올레드(OLED)를 선택했다. OLED는 자체 발광하기 때문에 백라이트가 필요없어 상대적으로 휘게 만들기는 쉽지만, LCD에 비해 화질이 선명하다는 장점이 있다.

하현회 LG전자 HE사업본부장 사장은 "가변형 OLED TV는 현존하는 TV 기술의 정점"이라며 "기술 혁신을 통한 차별화된 OLED TV 제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여 차세대 TV의 방향성을 제시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두 회사는 곡률 반경에도 차이를 보였다. LG전자 가변형 TV의 곡률 반경은 약 4600㎜, 삼성은 약 4200㎜다. 곡률 반경이란 곡선이나 곡면의 각 점에서의 구부러진 정도를 표시하는 값으로, 숫자가 낮을수록 더 많이 구부러져 있음을 뜻한다.

이에 대해 윤부근 삼성전자 CE(소비자가전) 부문 사장은 "보통 대형TV를 보는 거리로, 이를 기준으로 가장 편안하게 시청하려면 4200㎜ 정도가 적절하다는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여상덕 LG디스플레이 CTO(부사장)는 "곡률을 더 꺽을 수는 있지만 이렇게 정한 이유는 시청거리를 기준으로 했기 때문"이라며 "시청자가 혼자 일 때 TV를 보는 거리가 3.5m, 2명일 땐 5m로, 우린 두 사람이 함께 볼 때 적합한 곡률을 기준으로 했다. 각 회사가 어떤 철학, 콘셉트를 가지고 정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문제"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CES에서 삼성과 LG 모두 가변형 TV를 공개하며 '세계 최초'라는 타이틀을 거머줬지만, 상용화 시점은 아직 불투명하다.

윤 사장은 "상용화는 지금이라도 할 수 있지만 우선 곡면(커브드) UHD TV를 먼저 출시하고, 그 다음 가변형TV를 시장에 내놓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한상범 LG디스플레이 사장도 "가변형은 소비자들의 요구를 만족시키기 위해서 내놓은 것으로 고객들에게 납품할 계획은 아직 없다"며 "비용문제 등을 소비자들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느냐가 관건일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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