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삼성전자 어닝쇼크]움츠러든 계열사…난제도 '산적'

삼성전자의 실적 악화에 계열사들도 잔뜩 움츠리는 모양새다.

주요 부품을 공급하는 삼성전기, 삼성SDI 등은 삼성전자의 움직임이 곧 바로 실적에 직결된다는 점에서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삼성전자의 어닝쇼크는 어느 정도 예고된 것"이라면서 "관건은 이에 대한 타개책인데 휴대폰 부문을 제외한 마땅한 해결책도 아직은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삼성전자 후퇴에 계열사들도 '바짝' 긴장

삼성전자의 4분기 실적이 발표된 지난 7일. 증권사들은 일제히 삼성전자 계열사들로 눈길을 돌렸다. 무엇보다 우려의 목소리가 컸다.

대신증권은 8일 삼성전기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이 시장의 예상치를 밑돌 것으로 내다봤다. 목표주가 또한 기존 10만5000원에 9만5000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프리미엄급 스마트폰의 판매 약세에 따라 모바일 부품 공급이 감소됐다"며 "지난달 재고조정에 따른 가동률 하락, 고정비 부담 증가, 신경영 20주년 특별성과급 지급, 환율 하락 등이 실적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예상했다.

박 연구원은 삼성전기의 올해 매출 및 영업이익 전망치도 기존보다 각각 3.1%, 5.9%씩 하향 조정했다.

대신증권은 삼성테크원의 4분기 실적도 부진할 것으로 예상하며, 목표주가를 7만원으로 낮췄다.

삼성SDI도 레이더망을 벗어나지 못했다. IBK투자증권은 삼성SDI의 4분기 매출이 1조2694억원, 영업이익은 110억원으로 시장의 기대치를 충족하지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

어규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스마트폰 부품의 재고조정 및 단가인하 압박 등으로 전체 소형전지 출하량이 전분기 대비 2.7% 증가했으나, 평균 판매가는 7.0%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우려 잠재울 '新성장' 대책은…'?'만 잔뜩

문제는 삼성전자가 포화상태에 도달한 스마트폰 시장에서 이렇다할 성장동력을 '발견할 수 있느냐'인데,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물음표'를 제시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8일 "삼성전자가 소비자와 투자자들을 감동시킬 새로운 방법을 신속히 찾아내야 한다"면서도 그 가능성에 대해서는 의문을 제기했다.

"삼성이 CES 2014에서 버튼을 누르면 곡면으로 구부러지는 평면 TV, 이동이 잦은 고객들을 위한 태블릿PC, 미래 가정에서 활용될 '스마트홈' 등을 소개하며 야심찬 계획을 밝혔으나, 전문가들은 이 모든 기술들이 삼성의 성장동력이 될 수 있을지 의문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무엇보다 지난해 삼성이 출시했던 곡면 TV, 곡면 스마트폰, 웨어러블 기기 등이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해 투자자들의 신뢰를 잃은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한다.

WSJ는 "삼성이 새로 선보이는 제품들이 현 상황을 바꿀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커진 상황"이라며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 둔화, 흥미로운 신제품이 없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고 말했다.

원화강세로 인한 손해도 걱정되는 대목이다. 지난해 11월에는 엔화 대비 원화값이 5년3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고, 원·달러 환율 또한 2년여만에 최저치를 보이며 원화강세에 힘을 실었다. 삼성의 맞수로 꼽히는 애플과 소니에 희소식을 전해준 셈이다.

삼성전자는 이미 새해 벽두부터 환율 변동에 따른 쓴 맛을 봤다.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6일까지 7거래일 동안 시가총액 19조원이 날아간 것. 4분기 실적 악화에 대한 소문과 함께 원·엔 환율 악화에 대한 우려 등이 반영된 결과다.

실제로 삼성전자가 지난 7일 발표한 4분기 잠정 실적에 따르면 전분기 대비 매출액은 0.14% 줄어든 59조원, 영업이익은 18.31% 하락한 8조3000억원을 기록했다. 근래들어 8조원 중반대 아래로 떨어진 건 2012년 3분기(8조600억원) 이후 처음이다.

애플과의 법정 공방에 따른 소요비용도 적지 않다. '특허 침해 여부'를 두고 전세계에서 벌이고 있는 양사의 전쟁은 삼성의 손익에 영향을 미치는 또 다른 요인이다.

◇이건희 회장, 신년만찬서 어떤 메시지 전할까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주재하는 9일 삼성 사장단 신년만찬에 관심이 모아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앞서 이 회장은 지난 2일 신년하례식 당시 임직원들에게 '고강도 혁신'을 주문했다.

"신경영 20년 간 글로벌 1등이 된 사업도 있고 제자리 걸음인 사업도 있다. 선두사업은 끊임없이 추격을 받고 있고 부진한 사업은 시간이 없다"며 "다시 한 번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사업 발굴의 중요성도 피력했다. 그는 "불황기일수록 기회가 많으며 남보다 높은 곳에서 더 멀리 보고 새로운 기술,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 내야 한다"며 "핵심 사업은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경쟁력을 확보하는 한편, 산업과 기술의 융합화·복합화에 눈을 돌려 신사업을 개척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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