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중(78) 전 대우그룹 회장의 차명주식 공매대금을 추징금보다 미납세금에 먼저 배분해야 한다는 법원 판결이 내려졌다.
서울고법 행정1부(부장판사 고의영)는 10일 김 전 회장이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를 상대로 낸 공매대금배분취소 청구소송 항소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1심과 달리 원고 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국세징수법에 따라 국세 및 지방세가 추징금 집행에 우선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며 "공매절차에서 발생한 세금 역시 추징금보다 우선해 배분돼야 한다"고 판시했다.
앞서 김 전 회장은 2006년 대우그룹 분식회계와 사기대출 등의 혐의로 징역 8년6월에 벌금 1000만원, 추징금 17조9200억여원을 선고받고 복역하다 2008년 1월 특별사면됐다.
이후 은닉재산 추적에 나선 검찰은 김 전 회장의 베스트리드리미티드(전 대우개발) 차명주식 776만여주를 찾아내 2012년 9월 이를 공매했다.
검찰의 의뢰를 받아 공매 절차를 진행한 한국자산관리공사는 매각대금 923억원 가운데 835억원을 추징금으로 배분하고, 나머지는 김 전 회장이 기존에 미납한 세금이 있는 반포세무서 등에 배분했다.그러나 매각대금 완납 이후 발생한 세금에 대해서는 매각대금을 배분하지 않았다.
이에 김 전 회장은 차명주식 공매대금으로 추징금보다 세금을 먼저 내게 해달라"며 소를 제기했지만 1심은 "이 사건 세금은 공매대금이 완납된 이후 성립·확정됐기 때문에 국세와 지방세를 매각대금 배분에서 제외한 처분은 적법하다"며 원고 패소 판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