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한·인도, 비자 규정도 완화 하고 CEPA 조속히 확대키로…

'전략적 동반자 관계 확대 위한 공동성명' 합의

한·인도 양국이 16일 정상회담을 계기로 기존의 한·인도 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CEPA)을 조속히 확대하기로 합의했다.

또 한국을 인도의 도착비자대상국에 포함하도록 해 발급 규정이 기존보다 완화될 전망이다. 포스코 일관제철소 건설사업 추진 등을 위한 양국 간 협력도 약속했다.

지난 15일부터 3박4일 일정으로 인도를 국빈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은 이날 뉴델리의 영빈관인 하이데라바드하우스에서 만모한 싱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한·인도 전략적 동반자 관계 확대를 위한 공동성명'에 합의했다.

또 양측은 향후 40년 간 양국관계를 발전시키기 위한 공동비전으로 ▲보다 강화된 고위급 정무협력 추구 ▲보다 개방된 경제통상환경 구축 ▲보다 깊은 문화적 이해 추구를 제시했다.

양국은 이번 회담을 계기로 2010년 설정한 전략적 동반자관계를 한층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발전시켜나가기로 했다. 중국과 경쟁관계에 있는 인도로서는 그간 일본과의 교류가 큰 비중을 차지했지만 이번 회담을 계기로 동북아지역 국가 교류의 대안으로 한국에 대한 비중을 높이겠다는 판단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 오디샤 프로젝트 협력도 합의

양 정상은 이날 회담을 통해 CEPA 개선을 통한 양국 간 상품 및 서비스 교역·투자 확대의 필요성을 재확인하고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개선작업을 완료할 수 있도록 노력하기로 했다.

한·인도 CEPA는 2010년 발효 이후 양국 교역규모를 크게 늘리는 데 기여했지만 세계 경제침체 여파로 다소 감소세를 보이는 상황이다. 특히 한·인도 CEPA는 자유화율이 75% 수준으로, 90%인 일·인도 CEPA에 비해 낮은 수준이어서 우리 기업이 일본 기업에 비해 불리한 여건을 갖고 있다는 점이 지적돼왔다.

이에 따라 양측은 CEPA 개선 합의를 이행하기 위해 올해 상반기 중 서울에서 통상장관회담을 갖기로 약속했다.

양 정상은 또 이중과세방지협정 개정안과 관련해 협정이 조속히 발효되도록 필요한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기존에는 인도 정부가 한국 기업을 상대로 세무조사를 할 경우 인도 측이 한국 정부와 세무문제에 대한 협의를 거부할 수 있게 돼있었지만 이번 협정 개정을 통해 과세당국 간 상호 합의절차가 마련된다. 해운소득 원천지국 면세 확대 및 한국 투자자가 인도에서 납부하는 원천징수세액을 감소하도록 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포스코가 추진해온 오디샤주(州) 일관제철소 건설 프로젝트를 위해 협력하기로 한 내용도 성명에 담겼다. 양 정상은 포스코 제철소 프로젝트의 성공적인 이행을 위해 지속적으로 협력키로 하고 조속한 시일 내에 프로젝트에 착수할 것을 희망했다.

회담에서 박 대통령은 포스코 제철소 건설 프로젝트와 관련해 "부지확보, 환경평가, 광권 등에서 가시적인 진전이 이뤄진 점에 대해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광권 부여에 대한 최종 승인과 제철소와 광산 연결 인프라 건설 등에 대한 인도 중앙정부와 오디샤 주정부의 관심과 지원을 당부했다고 주철기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이 전했다.

이에 싱 총리도 "포스코가 조속한 시일 내에 프로젝트에 착수할 수 있도록 최대한 지원해나가겠다"고 화답했다.

조원동 청와대 경제수석은 "가급적이면 박 대통령의 체류기간 동안 진전이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며 "싱 총리가 기자회견에서 이것과 관련해 쓰신 표현이 '어드밴스드 스테이지(advanced stage·진전된 국면)'이다. 상당한 부분 진전이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밖에 양국 간 경제협력 강화방안에 관한 보고서를 각국 정부에 제출하는 CEO포럼을 설립하기로 합의하고, 양국 간 교류 증진을 위해 항공편을 증편하는 방향으로 항공협정도 조속히 개정키로 했다.

◇인도 도착비자 대상국에 포함…이행방안 조속 협의키로

양국 간 교류 강화를 위해 인도 정부가 한국을 인도의 도착비자 대상국에 포함한다는 내용에 대해서도 합의했다.

한국은 현재 인도의 비자면제 대상이 아니어서 인도를 방문하려면 출국 전에 비자를 발급받아야 한다. 그러나 도착비자 대상국이 되면 현지에 입국해 비자를 발급받을 수 있게 된다. 이를 위한 이행방안도 양측이 조속한 시일 내에 협의하기로 했다.

창조경제의 기반인 IT분야의 협력을 위해 한·인도 정보통신기술(ICT) 정책협의회를 신설하고 올해에 제1차 회의를 열어 소프트웨어와 정보보호분야의 협력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과학기술분야 협력과 관련해서는 한·인도 산학연 대형 공동연구를 위해 각각 500만달러씩 출자해 1000만달러 규모의 기금을 조성, 응용 및 기술상업화를 위한 연구에 주력하기로 했다. 2011년 체결한 원자력협정을 바탕으로 원자력분야의 협력 확대를 위한 정례적인 교류도 약속했다.

특히 싱 총리는 과학기술분야의 협력과 관련, 한국의 위성 발사와 관련해 인도의 발사체를 도입할 수 있도록 참여하고 싶다는 뜻을 제안했으며, 이에 박 대통령도 인도 역시 당연히 입찰 참여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밝혔다고 조 수석은 전했다.

양국 간 문화교류를 활성화하기 위해 이번 회담을 계기로 2014∼2017년 한·인도 문화교류시행계획서를 체결했으며 싱 총리가 보리수 묘목을 한국에 증정하기로 했다. 서로 상대 국가의 영화 시사회를 개최하는 방안도 고려하기로 했다.

안보분야와 관련해서는 양자 안보협의 확대를 위해 국가안보실 간 정례대화를 개최하기로 하고 국방차관보급 전략대화도 정례적으로 열기로 합의했다. 군사비밀정보보호 협정 체결을 통해 양국 간 군사분야에 대해 협력키로 하고 올해 상반기 제5차 방산군수공동위원회 개최를 통해 방산협력도 약속했다.

이번 회담을 계기로 양 정상은 북한문제와 관련해서는 북한의 핵개발 프로그램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고 북한이 유엔(UN)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포함한 국제적 의무를 성실히 이행할 것을 촉구했다. 박 대통령은 한반도 신뢰브포세스와 동북아 평화협력구상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아울러 유엔 안보리와 관련해서는 포괄적인 개혁 필요성에 대해 인식을 공유하고 안보리 개혁이 현 상황을 반영하고 주요 개발도상국을 포함해야 한다는 데 대해 합의했다.

이날 싱 총리는 "정상회담에서 채택한 공동성명이 양국의 우호협력관계의 공고화에 크게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주 수석은 전했다. 박 대통령도 "그동안 축적해온 성과를 바탕으로 이번 정상회담에서 미래 40년간의 파트너십을 위한 양국 관계의 비전을 담아 발표하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회담에서 양측은 ▲군사비밀정보보호 협정 ▲미래부·인도 과기부 간 과학기술 공동응용 연구 및 개발 프로그램 양해각서 ▲항공우주연구원·인도 우주연구기구 간 우주협력 이행약정 ▲날란다 대학 설립에 관한 양해각서 ▲한·인도 2014∼2017년간 문화교류계획서 등의 협정 및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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