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조류인플루엔자(AI) 의심 신고가 접수된 전북 고창 종오리농장의 오리가 사람에게도 옮겨질 가능성이 있는 고병원성 AI에 감염된 것으로 판명됐다.
농림축산식품부는 17일 고창 오리농장의 의심축을 정밀 조사한 결과 국내에서 처음 발생한 H5N8형의 고병원성 AI로 확진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농식품부는 이날 가축질병 위기관리 표준메뉴열 상 위기 경보 수준을 '주의'에서 '경계'로 격상시켰다.
발생 농가의 오리 2만1000수에 대한 살처분 조치는 이날 완료됐으며, 반경 500m 이내에 있는 농장의 오리 2만 6000마리를 모두 살처분하기로 했다.
반경 3㎞ 안에 있는 18개 농장에서는 별다른 이상 징후가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농식품부는 이 지역에서 발생 농가가 소유한 3만마리의 닭도 예방적 차원에서 살처분하기로 했다.
종오리농장에서 분양된 24개 농장과 농가를 출입한 차량에서도 현재까지 별다른 징후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발병한 AI는 지금까지 우리나라에서 4차례 발생한 H5N1형이 아닌 H5N8인 것으로 판명됐다. 고병원성인 H5N8형은 지난 2010년 중국에서 발병한 사례가 있다.
농림축산검역본부 주이석 동물질병관리부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처음에는 H5N1형인줄 알았지만 유전자 염기 서열을 하나하나 조사한 결과 H5N8형이었다"며 "혈청형 자체는 완전히 다른 것이지만 증상과 사람에 대한 발병 가능성에는 큰 차이가 없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오후 고창 AI 발생 농가와 약 10㎞ 떨어진 전북 부안의 오리 농가에서도 AI 의심 신고가 접수됐다.
부안 농가의 시료는 현재 농림축산검역본부로 옮겨지고 있으며 고병원성 AI인지 여부는 19일 오후께 검사 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AI 의심 신고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지만 농식품부는 현재까지 전국 단위의 일시 이동제한(Standstill)을 발령할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권재한 농식품부 축산정책국장은 "(해당 지역에서)현재 이동 통제를 하고 있어서 추가로 전파될 가능성 낮다는 것이 전문가 의견"이라며 "전국적으로 이동 제한을 하는 것은 국민 불편이 심해 지금 발령하기는 어려움이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