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떼죽음을 당한 고창 가창오리의 폐사원인이 'H5N8'형 AI로 판명되면서 방역당국이 망연자실하고 있다.
하루 20~50㎞를 날아가는 야생철새 특성상 전국 확산 우려가 어느때보다 높아졌기 때문이다.
게다가 전국민의 이동이 시작되는 설 명절이 불과 10여일 앞으로 다가와 AI 대란 가능성 마저 제기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0일 "가창오리 떼죽음의 원인은 'H5N8'형 AI로 밝혀졌다"며 "고병원성 여부는 이날 오후 늦게 판명될 것"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고병원성일 확률이 높고 고창과 부안에서 발생한 오리농장의 오염원이 야생철새에서 유입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가창오리 100여마리가 죽은채 발견된 전북 고창의 동림저수지와 고병원성 Ai가 확진된 고창과 부안 오리농장과는 불과 5㎞내에 있다.
방역당국에서는 AI 발생시 경계구역을 500m, 3㎞, 10㎞로 나눠 관리하고 있는데 야생오리의 비행거리로 볼 때 충분히 개연성이 있다.
더 큰 문제는 정부가 철새의 비행경로를 어느정도 파악하고 있지만 이에따른 조치가 충분키 힘들다는 점이다. 가창오리의 모든 비행경로는 감염위험지역으로 분류할 수 있어서다.
농식품부는 가창오리 이동경로는 지난해 11월 영암호를 시작으로 12월 동림저수지와 금강호로 넘어와 오는 2월까지 지금 있는 곳에 머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그림 참조)
이어 북상시에는 새만금이나 금강호로 이동하거나 삽교호를 잠시 경유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하지만 철새가 살아있는 생명체인 만큼 어디까지나 추정에 불과하다는 점이 고민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지금까지 파악된 이동경로와 향후 이동할 경로를 추정할때 이런 그림을 갖고 있지만 생물(生物)이라 단언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한 가창오리와 같이 머물고 있는 큰고니, 기러기류 등에도 감염시킬 수 있다는 점도 불안한 구석이다. 동림저수지에서 겨울을 나고 있는 철새만 17만~22만마리다.
농식품부는 이에따라 전국의 주요 철새도래지 37개소에 대해 철새도래지 주변 소독과 인근농가 소독을 강화토록 전국의 지자체 등에 추가 지시했다.
아울러 이날오전 긴급 가축방역협의를 개최하고 현재 전남북과 광주지역에서 실시하고 있는 일시 이동중지명령(스탠드스틸)을 전국적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