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저에 힘입어 채용 인원을 늘리는 일본 기업이 많아졌다. 반면 한국 기업은 경기 불확실성과 통상임금 등 노무 리스크 증대로 올해 대졸 신입 채용을 줄일 전망이다.
22일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의 '한일(韓日) 일자리 신(新)풍속: 채용 늘리는 일본, 채용 주저하는 한국' 보고서에 따르면 일본 주요 기업들의 올해 상반기 대졸 채용 내정자수는 전년대비 3.0% 증가한 9만3000명이다.
업종별로 보면 아베노믹스의 양적완화에 따라 주식시장이 회복되며 은행, 증권 등 금융 관련 채용이 크게 늘었다. 이에 전체 비제조업 채용은 7.3% 증가한 6만4000명을 기록했다.
단, 제조업의 경우 화학, 철강 등 소재산업의 채용 인원은 2만9000명으로 전년보다 5.4% 감소했다. 이는 일본내 생산 확대에 신중한 기업들의 심리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일본기업들이 채용을 늘리는 것은 엔저효과로 수출환경이 유리해졌기 때문. 또한 양적완화에 따른 내수 회복 기대감이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우리 기업은 경기회복에 대한 확신감 부족으로 채용을 늘리지 못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 발표에 따르면 올해 국내 매출액 상위 500대 기업의 신규채용 인원은 3만1000명 수준. 전년대비 1.5% 감소한 수치다. 또한 30대 그룹 중 올해 고용계획을 밝힌 22개 그룹의 절반 이상(18곳)은 올해 채용 규모를 동결 또는 축소하겠다고 밝혔다.
무협 관계자는 "일본 기업은 엔저효과와 내수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금융, 의료 등을 중심으로 채용을 늘리고 있지만 우리 기업들은 경기 불확실성과 함께 최근 통상임금 범위 확대 등 노무 관련 위험요소 증대에 따라 채용 규모를 늘리지 못하고 있다"며 "인력은 경쟁력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기업은 채용을 늘리고 정부는 기업의 신규채용 부담을 완화하는 정책을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