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신흥국 유동성 위기'가 국내 증시를 흔들고 있다.

"양호한 펀더멘텔 힘입어 외국인 자금 유입 가능성도"

아르헨티나와 터키 등의 통화가치 급락으로 부각된 '신흥국 유동성(외환) 위기'가 국내 증시를 흔들고 있다.

코스피지수는 27일 전 거래일(1940.56)보다 34.65포인트(1.79%) 내린 1905.91에 출발했다. 이는 연중 최저점인 1938.11(1월10일)보다 낮은 수치다.

개장 직후 오전 9시3분께 코스피지수는 개인과 외국인의 매도세에 1900선 아래로 떨어졌다.

코스피지수가 1900선 아래로 떨어진 것은 지난해 8월29일 장중 저점인 1891.59을 기록한 이후 처음이다.

◇신흥국 통화 불안·FOMC, 국내 증시 불확실성 키워

이처럼 코스피가 급락한 것은 ▲신흥국 통화 불안 ▲중국 경기둔화 가능성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의 추가적인 양적완화 축소 가능성 등 악재가 겹쳤기 때문이다. 지난 주말 유럽, 미국 등 주요국 증시 역시 2% 안팎의 하락세를 나타냈다.

아르헨티나 정부가 환율 방어 정책을 사실상 포기하면서, 지난 23일(현지 시각) 아르헨티나 통화인 페소화 가치는 하루 동안 13.2% 급락했다. 이후 터키,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신흥국 환율의 동반 급등 현상이 일어났다.

이와 함께 설 연휴에 열리는 FOMC 역시 국내 증시의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소다.

유진투자증권 곽병열 연구원은 "신흥국 외환위기가 전염되고 외국인의 자금이탈이 확산될 경우 신흥국 증시를 전반적으로 위축시킬 수 있다"며 "이번 사태가 악화된다면 코스피지수는 1800선까지 가격조정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곽 연구원은 "FOMC 이후 글로벌 증시가 어떤 모습을 보일지가 관건"이라며 "신흥국 통화 불안 사태가 봉합되는 지 지켜봐야 한다. 설 연휴 직전까지는 조정을 받을 위험이 크다"고 말했다.

◇전문가들 "신흥국 유동성 위기, 확산 가능성 제한적"

한편 전문가들은 신흥국 환율 리스크로 단기적인 글로벌 증시 조정은 불가피하지만 신흥국 유동성 위기가 전세계적으로 확산될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특히 한국의 경우 상대적으로 양호한 펀더멘탈(경제기초)에 힘입어 신흥국 유동성 위기에도 큰 영향을 입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신흥국 환율 리스크가 부각되면서 외국인 자금이 오히려 국내로 유입될 것이라는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하나대투증권 이재만 연구원은 "신흥국들의 총 대외부채가 외환보유액보다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또 그동안 신흥국으로 유입된 자금이 이전보다 적은 편이기 때문에 빠져나갈 자금도 적다"며 "아르헨티나와 터키의 통화가치 급락으로 인해 부각된 신흥국 유동성 위기가 전방위적으로 확산될 가능성은 낮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은 신흥국 중 유일하게 재정수지와 경상수지가 모두 흑자국인 국가다. 지난해 7~8월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우려로 신흥국 증시에서는 외국인 자금이 급격히 유출됐지만, 국내 증시로는 외국인 자금이 유입됐다"며 외국 자금의 국내증시 유입을 점쳤다.

KTB투자증권 김한진 연구원은 "지난해 인도, 인도네시아 등 신흥국 외환 위기설이 불거졌을 때도 신흥국 전체로 확산되지는 않았고 자금이탈 역시 제한됐었다"며 "당시보다 글로벌 경기가 회복됐기 때문에 이번 사태 역시 국지적 문제에 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우리투자증권 이지형 연구원은 "아르헨티나는 지난 2001년에도 비슷한 외환위기에 빠졌었다"며 "이번 통화 급락과 2001년 위기 때 남은 부채가 연결되면 외환 위기 가능성이 있지만 이것은 오래된 이슈"라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한국 증시는 지난 주말 미국 뉴욕 증시의 하락 마감이 함께 반영돼 하락 출발했지만 펀더멘탈에 영향은 주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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