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서울시의 초미세 먼지 농도는 74㎍/㎥로, WHO 기준치인 일일 평균 25㎍/㎥보다 약 50㎍/㎥이 많았다.
'초미세 먼지(PM2.5:Particulate Matter 2.5)'는 지름이 2.5㎛ 이하인 먼지로, 머리카락 굵기의 25분의 1에 불과하다.
하버드대의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이러한 초미세 먼지 농도는 재채기·침·코 점막 등에 의해 제거되지 않고 폐 속에 축적돼 심혈관이나 호흡기계 질병에 의한 사망률을 두배 가까이 증가하게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993년 하버드대는 '초미세 먼지가 1㎥당 10㎍ 증가 때 총사망률이 14% 증가하고 심혈관이나 호흡기계 질병에 의한 사망률이 19%나 증가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이렇듯 인체에 매우 해로운 초미세먼지가 중국발 황사나 스모그에 다량 포함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가정용 공기청정기에 고성능필터인 HEPA필터(High Efficiency Particulate Air filter) 방식을 적용한 제품의 판매가 증가하고 있다.
가정용 공기청정기의 먼지집진 방식이 그 동안 '전기집진 방식'에서 'HEPA필터 방식'으로 바뀌면서 HEPA 관련 출원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특허청(청장 김영민)은 최근 10년(2003~2012년)간 가정용 공기청정기 관련 특허출원은 총 370건인데 이 중 전기집진방식이 222건, HEPA필터 방식이 148건으로, 전기집진방식의 출원량이 더 많은 것으로 분석됐다고 27일 밝혔다.
하지만 연도별 출원동향을 보면 지난 2009년 이후 전기집진방식의 출원은 점차 줄어드는 반면 HEPA필터 방식의 출원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기존에 선호되던 전기집진방식은 공기 속의 먼지에 양(+) 또는 음(-)의 전기극성을 부여한 다음 그와 반대 극성의 전극판을 통해 먼지를 흡착하는 방식으로, 먼지의 직경이 작을수록 제거효율이 떨어지고 가동과정에서 인체에 해로운 오존가스가 발생한다는 약점을 안고 있었다.
이에 반해 HEPA필터 방식은 큰 입자를 제거하는 '프리(PRE)필터', 초미세먼지를 제거하는 'HEPA필터' 그리고 냄새 제거를 위한 '탈취필터'를 기본으로 구성하는 것이다.
여기서 HEPA필터는 지난 1940년대 미국에서 '방사성 먼지를 제거'하기 위해 불규칙한 배열의 섬유조직을 이용, 개발한 것으로, 0.3㎛ 이하의 입자를 99.7% 이상 제거할 수 있고 진드기·바이러스·곰팡이 등의 제거성능도 우수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러한 높은 성능 때문에 세계 최대 가정용 공기청정기 시장인 미국에서 출시된 제품의 93%가 HEPA필터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HEPA필터를 제조하는 기술로는 유리섬유(Glass wool) 소재를 이용한 기술이 대표적이다.
이는 제조공정이 간단하고 원가가 저렴해 지난 1960년대에 개발된 이후 현재까지 가장 많이 쓰이고 있다.
그러나 유리섬유로 이뤄진 필터가 균열이 발생하기 쉽고 사용 후 처리가 곤란해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소재 개발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최근 HEPA필터 제조 관련 주요 특허로는 세라믹스소재, 금속소재(Metal Fiber)·고분자(Polymer)소재를 이용한 제조 방식이 있다.
여기서 금속소재로 이뤄진 HEPA필터는 기존 HEPA필터에 비해 내열성·내압성, 기계적 강도 등이 매우 우수할 뿐 아니라 필터의 재사용이 가능하다.
이러한 이유로 미국·일본을 중심으로 대부분의 선진국에서도 개발, 제품화를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허청 관계자는 "올겨울 수시로 미세먼지 주의보가 발령되는 등 초미세 먼지로 인한 건강상의 문제가 심각하고 봄철 황사 피해뿐만 아니라 향후 중국발 미세먼지 문제의 해결에는 상당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관계자는 이어 "국내 가전업계에서는 동북아(중국·한국·일본) 시장을 겨냥, 초미세먼지 제거 위한 공기청정기를 개발, 판매한다면 지난여름 습도증가로 제습기가 빅 히트상품이 된 것과 같은 시장창출이 가능하다"며 "특히 중국 거대시장에 진출하려면 모방제품에 의한 피해방지를 위해(고분자·금속섬유·세라믹스 소재 적용) HEPA 필터에 대한 특허확보는 필수"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