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국제유가 반등 흐름에 조선 '기대' 항공 '우려' 희비 교차

 지난해 바닥을 찍었던 국제유가가 최근 반등 조짐을 보이면서 국내 산업계 일부에도 희비가 교차하고 있다. 그간 저(低)유가로 고통받았던 조선업계는 한껏 기대에 부푼 반면 한동안 호시절을 누렸던 항공업계의 근심은 커지는 모습이다.

18일 산업계에 따르면 조선·항공 등 업체들은 최근 국제유가의 본격 반등을 예고하는 신호들이 여기저기 감지되자 그 여파에 대한 분석에 분주하다.

사우디아라비아를 중심으로 한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감산 의지를 확실하게 보이면서 유가 오름세가 본격화 국면을 보이자 세계 오일 메이저들이 그간 미뤄왔던 유전개발 투자에 다시 나서고 있다.

지난해 배럴당 최저 25달러 수준까지 내렸던 국제유가는 최근 54달러 선을 회복했는데 올해 60달러를 넘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해양플랜트 발주 재개…조선업계 수주절벽 탈출 기대감

 심각한 수주 가뭄을 겪었던 조선업계는 이런 상황이 마냥 반갑다. 멎었던 해양플랜트 발주가 재개되고 있음은 물론 유가 상승으로 인해 경기가 활성화되면서 각종 화물을 실어나를 일반 선박들에 대한 신규 수요도 기대할 수 있다.

실제로 삼성중공업은 이달 초 영국 정유회사 BP로부터 1조5000억원 규모의 FPU(해양생산설비) 1기를 수주했다. 이 회사가 해양플랜트를 수주한 것은 약 1년 반만의 일이다.

삼성중공업은 이탈리아 국영 에너지사 ENI가 발주하는 모잠비크 코랄 FLNG(부유식 LNG생산설비) 프로젝트 계약 체결도 눈앞에 두고 잇다. 이 회사의 예상 수주금액은 약 3조원이다.

이 뿐 아니라 삼성중공업이 한창 건조 중인 에지나 FPSO(부유식 원유생산설비), 스타토일 잭업리그(고정식 시추설비) 등의 인도를 서둘러 달라는 발주사들의 요청도 최근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저유가 장기화로 인해 해양플랜트 발주를 취소하거나 인도 일정을 미뤄오던 그간의 모습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과거 해양 발주가 한창일 때 유가가 100달러를 넘었던 것을 감안하면 시장 회복을 언급하기는 시기상조가 아니냐는 의견도 있다.

그러나 오일 메이저들의 비용 절감과 기술 발전 등의 노력으로 현재 해양 유전개발 비용과 손익분기점이 2013년 대비 각각 30%, 20% 이상씩 낮아진 상황으로 전해진다. 유가가 60달러 선만 돌파해도 오일메이저 입장에서는 이익을 낼 수 있기 때문에 앞으로 해양 발주 재개 가능성이 충분한다는 얘기가 된다.

◆유류비 부담 가중에 유류할증료 부활까지…근심 커지는 항공업계

반면 저유가 기조로 재미를 봤던 항공업계는 걱정이 태산이다. 유류비 부담이 갈수록 커질 수 있는 데다 최근 국제선 유류할증료가 부활하면서 장기적으로는 항공 수요 둔화 등까지도 우려해야 한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각각 2010년, 2011년 이후 가장 높은 영업실적을 낸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여객 수요 증가와 함께 환율과 유가가 뒷받침됐던 영향이다.

특히 저유가 상황이 계속되면서 항공유 부담이 눈에 띄게 줄어든 점이 호재로 작용했다. 고유가 시절에는 대한항공 총비용에서 유류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30%를 넘기도 했는데 지난해에는 20% 수준까지 낮아졌던 것으로 전해진다.

그런데 저유가 기조가 한풀 꺾이면서 상황이 다급해졌다. 대한항공의 경우 유가가 배럴당 1달러만 올라도 유류비 부담이 3200만달러(약 360억원) 가중되는 구조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오는 2월 발권되는 국제선 항공권에도 유류할증료가 붙게 됐다. 17개월 연속 이어진 국제선 유류할증료 0원 행진이 깨진 것이다.

국제선 유류할증료는 싱가포르 항공유의 갤런당 평균값이 150센트 이상일 때 단계별로 부과된다. 아직 1단계 수준이라 소비자가 추가 부담해야 하는 금액은 거리에 따라 최대 8400원 정도다.

당장 영업에 큰 지장이 있는 수준은 아니지만 유가가 오를수록 승객이 부담해야 하는 웃돈 또한 계속 증액되는 구조이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항공 수요 둔화 등이 있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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