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양적완화 추가 축소]전문가들 "테이퍼링 속도 너무 빠르지만 않다면 추가적인 충격 폭은 줄어들 것"

29일(현지시간)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채권 매수 규모를 750억 달러에서 650억 달러로 줄이기로 한 가운데 전문가들은 이 같은 결정이 국내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지난해 5월 버냉키 발언 이후 세계 금융시장의 경험이 반복된데다 미국 테이퍼링의 속도가 예상했던 대로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김진성 우리금융경영연구소 거시분석실장은 "테이퍼링의 속도가 너무 빠르지만 않다면 추가적인 충격의 폭은 점점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지난해 5월 미국 연방준비위원회 의장 버냉키가 테이퍼링을 시사하는 발언을 했을 때 이미 영향이 굉장히 컸다"며 "당시 신흥국 자금 이탈과 환율 변동에 대한 부분도 대응이 잘 이루어져 잠잠해 졌다"고 말했다.

최근 터키와 아르헨티나 등 신흥국의 금융불안으로 테이퍼링의 위험성이 다시 조명되기는 했지만 반복된 경험으로 안전장치가 강화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박성욱 한국금융연구원 거시국제금융연구실장도 "FOMC는 양적완화를 천천히 줄여가고 경기 지표가 나쁘면 속도를 조절한다는 원칙을 갖고 있다"며 "그간 미국 경기지표가 부정적이지 않았기 때문에 100억 달러 축소 결정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 실장은 "지난해 테이퍼링 여파로 이달 들어 일부 신흥국 금융시장의 불안이 고조되는 모습이었지만 이번에는 추가 양적완화 축소가 이뤄져도 여파가 크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 연방준비위원회(FED)는 금리를 천천히 올리겠다는 약속에 따라 시장을 안심시켜 가며 양적완화를 축소 하고 있다"며 "이 약속에 대한 믿음이 약화되지 않으면 충격은 미미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금리와 관련된 불확실성이 국내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은 클 것으로 예측했다. 양적완화 축소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금리의 변동 양상으로 옮겨갈 것이라는 관측이다.

추가 테이퍼링 결정이 국내 수출에 미치는 악영향에 대한 분석도 나왔다.

허문종 우리금융연구소 책임연구원은 "금융시장 변동성이 단기적으로 확대되는 것도 문제지만 수출 부문이 가장 우려된다"고 밝혔다.

허 연구원은 "우리 수출에서 신흥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작지 않다"며 "올해 잠재성장률 수준의 경제 성장을 달성할 수 있을지는 여부가 여기에 달렸다"고 말했다.

테이퍼링으로 인한 불안상태가 지속되면 주요 기관들이 전망하는 경제성장률보다 낮은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지적이다.

그는 "FOMC도 신흥시장 경기가 안좋아지는 상황에서 미국 경제만을 위해 갑작스러운 테이퍼링을 감행하지는 못할것"이라고 내다봤다.

수출입은행도 '주요 신흥국의 유동성 위기 발생 가능성 분석'이라는 보고서에서 신흥국발 위기 발생 가능성을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보고서는 "터키나 브라질 등 신흥국이 우리나라 수출액과 해외투자액에서 11.3%를 점유하고 있다"며 "추가 테이퍼링 결정 이후 이들의 유동성 위기 발생 가능성에 대한 주의가 요구된다"고 밝혔다.

홍준표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양적완화 추가 축소로 글로벌 자금흐름의 변동성이 확대될 것"이라며 "이에 대비해 외환보유고 관리, 주요 국가와의 유동성 공조 강화, 상황별 위기대응 능력 제고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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