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서울 마포구 상암MBC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합동토론회에서는 기본권, 한미FTA, 지방분권 등 다양한 주제가 언급됐지만 후보간 불꽃이 튄 것은 대연정이었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안희정 충남지사의 대연정을 '광주 학살세력의 잔당과 손을 잡고 권력을 나누려는 것'이라며 공격했다.

◇李 "학살세력 후예와 연대"…安 "어떻게 그런 말을" 격돌

 안희정 충남 지사는 자신의 '대연정론'에 거듭 비판이 제기되는 데 대해 "자유한국당이 미워도, 자유한국당을 지지하는 국민들을 충분히 안아야 한다"고 원칙을 고수했다. 그는 최성 고양시장이 "안 지사가 집권했을 때 김대중-노무현 정신을 계승하는 것인지, 아니면 이명박-박근혜 정부의 계승인지 잘 이해가 되지를 않는다"고 지적하자 이같이 답했다.

안 지사는 최 시장이 "(자유한국당이) 대화가 되는 세력이라고 생각하느냐"고 묻자 "의회와의 대화를 처음부터 포기하면 어떻게 하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문 전 대표의 '전두환 표창' 논란을 고리로 '대연정'을 주장한 안희정 충남지사를 향해 공세를 펼쳤다. 이 시장은 안 지사를 향해 "문 전 대표의 '전두환 표창' 문제를, 광주학살세력인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 잔당들과 손을 잡고 권력을 나눈다, 동지가 되겠다고 한 분이 지적한 것에 놀랐다"고 비판했다.

안 지사는 "너무 정치를 극단적으로 비교해서 공격하지 말아 달라. 그렇지 않다"며 "제가 협치를 강조하는 것을 학살세력의 후예와 (손을 잡는다고) 규정하는 것이 맞지 않다"고 되받았다. 이같은 답변에도 불구, 이 시장이 "학살세력의 후예가 바른정당과 새누리당 맞지 않냐"고 재차 몰아세우자 안 지사는 "그래도 어떻게 그렇게 표현 하냐"고 불쾌감을 표출했다.

◇文 "美, FTA 재협상 요구시 할 말은 할 것"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는 "미국이 FTA(자유무역협정) 재협상을 요구해도 할 말은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키워드 토론에서 'FTA'를 선택 후 '미국 행정부에서 한미 FTA 전면 재협상을 요구할 경우, 당장 어떻게 대처할 것이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문 전 대표는 그러면서 "미국이 자신의 이익을 요구할 경우, 우리도 우리의 이익을 주장해야 한다"며 "그런 재협상을 하는 태도를 취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안 지사는 이번 대선 전망에 대해 "3자구도에 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있기 때문에 4자구도로 갈 수 있다"며 "각 정당이 목표를 가지고 후보를 낸다면, 현재의 4자구도는 그대로 유지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보수-진보 진영 할 것 없이 대선 때마다 재현됐던 '후보단일화'가 이번에는 이뤄지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전망인 셈이다.

그러면서도 그는 "자유한국당도, 바른정당도, 국민의당도 각각 경선 중에 있어서 어느 후보가 살아남을 수 있을지 이야기하는 것은 그 경선에 불공정하게 개입하는 사례가 된다"며 구체적인 이름을 거명하지는 않았다.

◇文 "네거티브 하지말자"…安 "주변 분들이 아프게 때려"

문 전 대표는 '문자폭탄' 등 당내 경선이 과열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는 데 대해 "네거티브로 상대가 더럽혀지기 전에 자기 자신부터 더렵혀지는 것이기 때문에, 우리끼리는 네거티브를 하지 말자"고 호소했다.

이에 안 지사는 "네거티브를 하지 말자는 데에 동의한다"며 "문제는 우리를 돕는 사람들의 네거티브인데, 문 전 대표를 돕는 사람들도 네거티브를 한다"고 지적했다. 안 지사 측 인사들은 문 전 대표의 '전두환 표창' 논란을 비판하는 성명을 냈다가 문 전 대표 측 지지자들로부터 '문자폭탄'을 맞은 바 있다.

그는 "문 전 대표가 노력해 달라. 정책을 가지고 경쟁하고 배우고 싶다"며 "많은 곳에서 각각의 사람들이 상처를 입는다. 그런 부분을 문 전 대표가 고려해 달라"고 당부했다.

문 전 대표는 "저 또한 안 지사가 정말로 선의의 정치인이자, 네거티브를 싫어하는 정치인이라고 믿느냐. 주변에 보면 네거티브에 몰두하는 분들이 있는데, 그것도 안 지사의 뜻이 아닐 것"이라며 "네거티브를 속삭이는 분들이 있다면, 멀리하거나 자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전 대표는 "안 지사의 대연정에 비판과 반대 의견을 이야기한 것인데 그것은 네거티브와 다르다"며 "그 점은 당연히 토론할 것이며, 비판할 수도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안 지사는 그러나 "문 전 대표는 점잖게 말하지만, 문 전 대표 주위에서는 아주 아프게 때린다"며 "비판의 내용이 상대의 인격을 공격하기 때문"이라고 서운함을 드러냈다.

한편 문 전 대표는 이날 녹화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저는 안 지사만이 대상이 아니라 모든 후보들에게 다 이야기한 것"이라며 "경쟁이 더 따끈따끈해지면 그렇게(네거티브로) 되기 쉽기 때문에 제가 당부 드린 것"이라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