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안희정·홍준표·남경필, 같은 도지사인데 지지율 차이나는 이유

 7주 앞으로 다가온 이번 대선에서 도지사 출신의 대선주자들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하지만 같은 지사라고 하더라도 지지율이 극과 극을 달리다보니 그 이유에 대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현재 전·현직 지사 출신 대선주자들은 모두 6명이다.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인 안희정 충남지사, 자유한국당 대선후보인 홍준표 경남지사, 김관용 경북지사, 경기지사 출신인 이인제 전 최고위원, 바른정당 대선후보인 남경필 경기지사, 국민의당 대선후보인 손학규 전 경기지사 등이 있다.

같은 지사 출신이지만 지지율은 극과 극이다. 리얼미터가 MBN·매일경제의 의뢰로 20일 발표한 지지율 조사에서 안희정 충남지사는 15.6%로 지사 출신 중 유일하게 두 자리를 기록했다. 보수정당에선 홍준표 경남지사만 9.8%라는 의미있는 지지율을 기록했다.

반면 남경필 경기지사는 1.6%, 손학규 전 경기지사는 1.8%를, 김관용 경북지사와 이인제 전 최고위원은 지지율 0%대를 기록해 아예 지지율 조사에 잡히지 않았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관위 홈페이지 참조)

이같이 전·현직 지사출신들의 지지율이 차이를 보이는 이유는 단순한 지역적인 특성뿐만 아니라 개인적인 역량이 영향을 많이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대선후보 2위로 달리고 있는 안희정 충남지사의 경우 충청도라는 지역특성이 어느정도 작용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충청지역은 상대적으로 향토색이 짙고 결집력이 강한 편이다. 또 한번도 대통령을 내지도 못한데다가 유력한 대선주자였던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불출마를 선언한 이후 갈 곳 없는 지지세와 약화된 충청대망론이 안 지사에게 쏠렸다는 것이다.

또 안 지사가 민주당 대선주자이지만 안보와 연정 등에서 상대적으로 보수층에 유화적인 스탠스를 취하면서 중도적 이미지로 다가서다 보니 더욱 지지세가 몰린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1,252만 여명의 인구를 가진 경기도는 이야기가 좀 달라진다. 보통 정치권에서 대선주자로 서울시장이나 경기도지사같이 규모가 큰 지역의 자치단체장이 유리하다고 보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이명박 전 대통령도 서울시장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그것을 발판으로 대선에서 승리했다.

하지만 남경필 지사, 손학규 전 경기지사, 이인제 전 최고위원은 모두 미미한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현직인 남경필 지사의 경우 지지율이 오르기는커녕 계속해서 1%대를 기록 중이다.

한 전문가는 "남경필 지사는 상대적으로 안타까운 경우"라며 "인구가 많은 경기도지사인데다가 그 지역에서 연정이란 성과도 있었지만 아들 군대폭행 사건 등의 악재에다 금수저 아들이라는 이미지가 인지도나 지지율을 높이는데 방해가 된 것 같다"고 밝혔다.

게다가 경기도는 특성상 태어난 고향과 거주지가 다른 사람들이 많다. 향토색이 있을 리 만무하다. 아무리 지사가 도정을 잘했다하더라도 그것이 지지율을 얻는 전제조건이 되기는 힘들다.

 

홍준표 경남지사는 도정을 통해 스타성이 유감없이 발휘된 경우다. 홍 지사는 2012년 경남지사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뒤 눈에 띄는 정치적 행보를 자주 보였다. 특히 지난해 여영국 정의당 소속 경남도의원이 '경남도교육감 주민소환 허위서명'과 관련 단식농성을 하자 "개가 짖어도 기차는 간다"고 독설을 퍼부었다.

또 큰 반발에도 불구하고 진주의료원을 폐업하고 무상급식을 중단하는 등 우파적 행보를 보여줬다. 때문에 강경보수의 모습을 보여준 홍 지사가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의 불출마이후 지리멸렬했던 자유한국당에 혜성처럼 등장하자 각광받는 것으로 보인다.

반면 보수층의 심장이라고 불리는 대구경북(TK)지역을 관할하는 김관용 경북지사의 경우 인지도가 다른 주자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도지사 출마 전 중앙정치에서 원내대표와 대표최고위원을 지낸 홍 지사와는 달리 구미시장 출신인 김 지사는 중앙정치에서 활동한 적이 없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 지사의 이번 대선출마가 대선보다는 차기 총선 등 다른 정치적 행보를 위한 것이라고 보는 분석도 나온다. 결국 지사 출신 대선주자의 지지율이 서로 차이나는 것은 도정을 잘하고 못해서의 문제가 아니라 지사 개인의 정치적 역량에 달려있다는 분석이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도지사의 경우 지역보다도 개인의 역량이 중요하다고 본다"며 "그 다음에는 정당에서 본인이 차지하는 정치적 비중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즉, 정치인으로서의 스타성과 정치적 이념 스펙트럼 등의 요소가 종합적으로 작용한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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