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정재찬 "재벌 폐해 차단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떠나며 밝혀

"퀄컴 1조원대 과징금 소송, 잘 대응해 달라"

김상조 신임 공정거래위원장에게 바통을 넘기고 물러나는 정재찬 전 공정위원장은 13일 "우리경제에 특수한 재벌 폐해를 차단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고 밝혔다.

  정 전 위원장은 이날 공정위를 통해 "오늘 공정위원장으로서의 소임을 내려놓는다"며 이같은 이임사를 전했다.

  청와대가 이날 김 공정위원장에 대한 임명을 강행하면서 지난 2014년 12월 공정위 수장을 맡은 정 전 위원장은 약 2년 반의 재임 기간을 마무리했다. 이임식은 건강상의 문제로 생략했다.

  정 전 위원장은 이임사에서 "우리경제의 성장과 재도약을 위해 기업의 혁신역량 제고와 경제체질 개선이 필요하며, 그 바탕에는 시장의 '공정한 경쟁'이 전제돼야한다고 확신해 왔다"며 "무엇보다 '원칙이 바로선 시장경제'의 확립이 필요하다는 믿음이 있었다"고 재임기간을 돌아봤다.

  정 전 위원장은 우리경제의 재벌 문제를 언급하며 "중소기업의 성장기회를 빼앗는 총수이가 사익편취 금지 규정을 최초로 도입, 시행해 부의 부당한 승계나 이전을 차단하고 신규 순환출자 금지제도를 시행해 기업집단의 소유구조를 투명화하는데 노력을 기울였다"며 "기업집단 지정기준을 상향조정하면서 사익편취 규율이 약화되지 않도록 보완장치도 마련했다"고 자평했다.

공정위 역대 최고수준의 과징금을 내린 퀄컴 사건에 대해서는 새 정부의 관심을 당부했다.

  정 전 위원장은 "퀄컴의 특허권 남용행위를 적발해 1조원대의 과징금을 부과했다"며 "이 사안은 우리나라 경쟁법 발전의 코너스톤 의미도 있는 만큼 앞으로도 소송 등에 잘 대응해주기 바란다"고 전했다.

  아울러 "중소기업의 최대애로사항인 대금 문제는 꼭 해결하고 싶었다"며 "불공정거래 피해를 당하더라도 거래 중단 등 보복이 무서워 신고하지 못하고, 이를 감내하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이 참 많았다"고 돌아봤다.

  정 전 위원장은 또 "창업을 원하는 가맹희망자나, 소비자들이 충분한 정보를 제공받아 스스로 피해를 예방하고, 권리를 구제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도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며 "공정위의 조사·심의 과정에서 기업들의 방어권을 보장하고 사건처리의 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해서도 심혈을 기울였다"고 강조했다.

국민적인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공정위를 향해 당부의 말도 전했다.

  정 전 위원장은 "공정위의 역할에 대한 기대와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이 때, 기대와 관심에 부응하는 것은 어려운 일임과 동시에 무거운 책임감을 요한다"며 "'초심을 잊지 않고 도끼를 갈아 바늘을 만든다'는 말처럼 공직자의 기본자세를 가다듬고 각자의 자리에서 업무에 매진하는 것이 기대에 부응하는 길"이라고 했다.

  이어 "공정위는 시장의 휘슬러로서 모두가 수긍할 수 있는 합리적 판단을 하는 것이 필수"라며 "명확한 이론적 근거와 경제적 분석에 기반한 고도의 전문성이 있어야한다. 노력을 게을리하지 말길 당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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